시
권은영(창조문예작가상)
땀에 흠뻑 젖은 일손을
내려놓고 허수아비는
먼 산을 바라본다
피땀으로 기른 자식들
모두 떠나보내고
뼈대만 남은 앙상한 뿌리
서럽게 외롭다
이제는
차가운 바람이
저 언덕을 넘고 넘어
서서히 다가오고
오늘은
화려했던 그날을
그리움으로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