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보람찬 열매를 위한 가을의 삶

유소솔 2021. 8. 28. 23:52

 

최근에 비가 오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가을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가을이 되면 사색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여름은 너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다 탈선하는 기차와 같습니다.

그러나 가을은 쉼이 있는 계절입니다.

 

가을바람은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바쁜 마음을 내려놓고 선선한 바람 좀 맞으며 잠시 잊고 살았던 푸른 하늘을 한번 쳐다보십시오. 그동안 삶의 격정 때문에 듣지 못했던 내 마음의 소근 대는 소리를 들으며 우리의 내면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목회를 하고 세상을 살면서 열심히 사는 것은 필요에 의해서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열심을 덜하더라도 사색하며 살아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할 것 같습니다.

 

가을은 열매를 맺기 위하여 붙어 있는 것이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 열매꼭지에 달려 있는 이 떨어집니다. 그렇게 아름다웠던 꽃, 열매를 잉태시킨 그 사명을 다 감당하고 시들어 떨어집니다. 나뭇잎도 그늘을 만들어 주던 그 사명을 다 감당하였습니다. 꽃을 피워주던 그 사명도 다 감당하였기에 서서히 떠날 준비를 합니다.

 

가을이 되면 열매에게 모든 좋은 것을 다 주기 위해 잎은 떨어집니다.

그것은 추락이 아니고 스스로를 내려놓는 아름다움입니다. 여름은 모으고 쌓고 올리고 이름을 내는 시간이었습니다. 가을은 그 모든 것을 두고 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하는 계절입니다. 분주하게 모았으나 다 놓고 갑니다. 그것을 깨닫고 또 그렇게 살아가는 계절입니다.

 

이 가을의 풍성한 은혜가 시작되는 한 주간, 일마다 때마다 보람찬 열매를 향한 최선의 삶에 하나님께서 여러분들과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며, 응원합니다.(임채영 목사. 서부성결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