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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 기도 (문혜숙)

나의 기도가 가을의 향기로 담아내는 국화이게 하소서. 살아 있는 날들을 위하여 날마다 시작을 꿈꾸며 반쪽 날개를 베고 자는 고독한 영혼을 감싸도록 따스한 향기가 되게 하소서. 나의 시작이 당신이 계시는 사랑의 나라로 가는 길목이게 하소서. 세상에 머문 인생을 묶어 당신의 말씀 위에 띄우고 넘치는 기쁨으로 비상하는 새 천상을 나는 날개이게 하소서. 나의 믿음이 가슴에 어리는 강물이 되어 수줍게 흐르는 생명이게 하소서. 가슴 속에 흐르는 물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로 마른 뿌리를 적시게 하시고 당신의 그늘 아래 숨 쉬게 하소서. 나의 일생이 당신의 손끝으로 잡으시는 맥박으로 뛰게 하소서. 나는 당신이 택한 그릇 복음의 순례자들로 묶어 엘리야의 산 위에 겸손으로 오르게 하소서.

강강수월래의 추억

둥근 달이 두둥실 떠오르는 한가위 그 밤을 그냥 보낼 수 없어 이순신 장군이 군사전략으로 시작했다는 ‘강강수월래’를 기념하려는 남녀노소들이 전라도 해안 마을마다 넓은 곳에 가득 모여 남녘의 민속놀이에 기쁘게 뛰 놀았었지. 그때는. 여자들은 치마저고리 차림으로 남자들은 바지와 잠바를 입은 채로 아무나 손잡고 큰 원으로 천천히 돌며 재치가 있는 누구의 선창에 따라 ‘적군이 강을 넘어 온다’는 경고의 노래로 ‘강강수월래’를 힘차게 불러 힘을 과시했다. 처음엔 천천히 돌며 모두 ‘강강술래’ 네 번 부른 후, 선창자가 조금씩 빠르게 이런 가사로 시작한다. -전라도 우수영은(강강술레) 우리장군 대첩지다(강강술레) 장군님 높은 공은(강강술레) 천추만대 빛나리라(강강술레) 선창자 노래가 차츰 빨라지며 잘못된 세상 비꼬..

2021.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