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186

감사와 소망으로 한해 매듭짓기

󰋮 The 행복한 생각 󰋮  푸른 잎을 유지하기에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대나무는 겨울을 대표하는 나무입니다. 대나무 줄기는 그렇게 굵지 않고 호리호리한 모습이며 그 속은 텅 빈 상태로 뻗어 있습니다. 또한 대나무의 밑동을 파보면 다른 나무에 비해 깊지도 않습니다. 대나무는 거센 날씨와 비바람에 쉽게 꺾일 것 같지만, 실제로 어떻습니까? 연약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거센 바람과 폭우에 흔들릴지언정 부러지지 않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대나무가 강한 이유는 다른 나무와는 달리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매듭을 지을 줄 알기 때문입니다. 비록 속은 텅 비어 있을지라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생기는 매듭이 매서운 환경 속에서도 대나무를 강하게 만드는 비결이 되었습니다.대나무의 매듭을 보면서 우리에게도 대나무와..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

󰋮 The 행복한 생각 󰋮  메리 크리스마스! 우리 주님의 오심을 축하합니다. 우리는 성탄을 축하하는 일이 이 말 한마디로 족하지만, 세상에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아직 많이 있습니다.  캐나다의 한 일간지가 성탄절을 지내면 위험하다는 나라들을 소개했는데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성탄절을 축하하면 추방을 당하게 되어있습니다. 수단의 무슬림 지역에서는 성탄절 선물을 사러 가는 것조차 경찰의 검문으로 체포되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나라들이야 아직도 기독교를 박해하는 문화니까 그럴 수 있겠지요. 그런데 기독교문화의 중심지라는 영국과 미국에서도 가끔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1998년 영국의 어느 시 위원회가 크리스마스를 ‘윈터벌’(Winterval)로 바꾸자는 의견서를 정부에 제출했는데, 윈..

대림절, 기다림의 시간입니다

오늘이 대림절 세 번째 주일이며, 대림절의 의미는 ‘기다림’에 있습니다. 구약시대 유대인들은 숱한 민족적 비극과 고난 가운데서도 메시아에 대한 소망을 잃지 않고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정작 메시아이신 예수께서 이 땅에 오셨음에도 유대인들 중에 소수만이 메시아를 맞이했고 영접했습니다. 심지어 오신 메시아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도리어 십자가에 못을 박아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했습니다.  오늘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메시아가 이미 오셨음에도 알아보지도 못하고 외면합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그 날’에 대해서도 무관심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다릅니다. 약속대로 메시아가 오셨음을 믿고 기릴 뿐만 아니라 장차심판주로 오실 주님을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기다립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

주님 맞을 준비와 나의 사명

󰋮 The 행복한 생각 󰋮  대림절 두 번째 주간입니다. 대림절은 대강절이라고도 합니다. 성탄절이 오기 전 4주간을 대림절이라고 부릅니다. 대림절은 2000년 전에 이 땅에 메시아로 오신 예수의 성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심령 속에, 삶의 현장에 주님이 능력으로 임재해 주시기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때에 다시 오실 영광의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이 기간은 자신을 돌이켜 회개하고, 깨어 기도하면서 주님을 맞을 준비하는 때입니다. 이 기간은 들뜬 분위기가 아니라, 차분하게 자신을 말씀에 비추어 보는 기간입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과 봉사의 삶을 실천하는 중요한 절기입니다. 주를 향한 거룩한 기다림의 시간은 포도가 발효되어 포도주가 되기 위하여 기다리는 숙성의 시간..

소망의 대림절을 맞으며

󰋮 The 행복한 생각 󰋮  이번 주부터 대림절이 시작됩니다. 대림절은 성탄절을 기다리는 절기로 기대와 기쁨이 마음을 가득히 채우는 날들이기에 대림절은 소망의 시간입니다. 하나님에게서 오는 선물인 소망을 기대하면서 잘 받을 수 있도록 희망의 씨를 뿌리고 자라도록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한해의 일들이 쌓이고 변화하기 위해서는 기도와 성찰과 비움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를 영성의 전통에서는 ‘광야의 시간’ 이라 불렀습니다. 광야란, 일상의 삶의 자리가 아닌, 마을을 벗어나고, 도시를 벗어나고, 문명의 자리를 벗어난 공간입니다. 그래서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자리이기도 합니다.  “대림절 광야!”(Advent Wilderness)는 지금 이곳에, 때로는 저기 어디에 있습니다. 대림절 광야는 예기치 않은 장소..

일상에서 발견하는 기적의 삶

󰋮 The 행복한 생각 󰋮  어느 원로목사님의 고백입니다.지금까지의 오랜 결혼생활 동안 아내가 차려준 식사는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중에 도무지 잊혀지지 않는 음식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끼니들이 지금까지 내 생명을 지탱해 줬습니다. 살다 보면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개학 첫날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새 교실의 문을 살며시 열던 때라든지,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져 종일 울기만 하던 시절이라든지, 아이가 태어나 처음 얼굴을 마주했던 순간 같은 것들 말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나’라는 사람을 다듬고 빚어온 재료는 우리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평범한 일상과 소소한 순간들일지도 모릅니다. 우린 무언가 특별하고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것을 기대합니다.그..

감사를 가로 막는 장애물 3가지

󰋮 The 행복한 생각  김정운 교수의 칼럼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낙엽이 서럽게 지는데도 도무지 그리운 게 하나 없다. 아, 이렇게 맛이 가는 거다.” 그리움이 없다면 심각한 일입니다. 세상만사에 심드렁해지면 우울해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감사주일을 지내면서도 우리 안에 감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이 추수감사주일입니다. 그런데 감사주일이 무색할 정도로 우리는 감사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해야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유는 감사를 가로막는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장애물들이 우리로 하여금 감사하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습니까? 첫째는 ‘당연’이라는 장애물인데, 따지고 보면 당..

‘감사한 죄‘를 아십니까?

󰋮 The 행복한 생각 󰋮  다음 주일이 추수감사주일입니다. 감사주일이 되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는데. 박노해 시인의 감사한 죄>라는 글입니다.  “새벽녘 팔순의 어머니가 흐느끼신다”로 시작되는 시는, 어머니 인고의 삶을 보여줍니다. 시인의 어머니는 젊어서 홀몸이 되어 온갖 노동을 하며 다섯 자녀를 키워내셨습니다. 낯선 서울 땅에서 노점상을 하며 이리저리 쫓겨 다니고, 공사판을 뛰어다니며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자식들이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바르게 자라준 것이 늘 고마웠습니다.  큰아들과 막내는 성직자로 하나님께 바쳤고, 시인 내외는 민주 운동가로 나라에 바치시고도, 어머니는 날마다 감사의 기도를 바치며 살아왔습니다. 리어카 노점상을 하다 잡혀 온 당신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준 단속반원들, 몸 약한 당신..

아름다운 흘림이 모두를 살린다

󰋮 The 행복한 생각  가을이 되면 다람쥐는 겨울 준비를 시작합니다. 떨어져 있는 도토리를 주워서 입에 물고는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땅에 묻습니다.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도토리를 묻은 다람쥐, 도토리를 찾았을까요? 다른 동물들이 다람쥐가 묻어 놓은 도토리를 먹으며 겨울을 지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다람쥐의 바보스러움이 많은 동물의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내가 땀 흘려 번 것이라고 해서 다 내 것이 아닙니다. 내가 번 돈에는 내 몫과 함께 하나님의 몫인 십일조와 가난한 이웃의 몫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추수할 때 밭의 네 모퉁이는 남겨 두고, 곡식이나 포도 열매를 나르다가 떨어뜨렸을 때 줍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는 가난한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흘림이 모두를 살립니다. 흘림이 있는 바..

끊임없이 계속하는 종교개혁

󰋮 The 행복한 생각 󰋮  오늘은 마르틴 루터가 시작한 ‘종교개혁 507주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개혁의 뜻은 ‘고칠 개(改), 가죽 혁(革)’, 즉 ‘가죽을 고친다’는 말입니다. 이어령 씨는 그의 책 ‘뜻으로 읽는 한국어사전’에서 개혁에 대해 말했지요.  그는 피(皮)를 옷이나 구두를 만들 수 있는 상태인 혁(革)으로 바꾸는 ‘가죽을 다듬는 일’이 개혁이라고 정의합니다. 가죽을 남기는 일은 ‘가죽 벗기기, 기름빼기, 펴서 말리기’등 3단계 거치는데, 기름 빼는 과정인 ‘무두질’은 개혁의 성패가 달린 결정적 도정이라고 합니다. 기름기를 뺀 후에도 가죽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워지게 두드리는 무두질을거의 무한 반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쉼 없이 땀을 쏟아야 결국 탄력이 생겨 빛이 나는 가죽이 만들어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