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149

쑥처럼 살아가기를

󰋮 The 행복한 생각 어느 공간이 엉망으로 혼란스러울 때, ‘쑥대밭이 됐다’라고 표현합니다. 쑥대밭이 망가지고 폐허가 됐다는 뜻인데, 요즘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 표현이 적절해 보입니다. 이상 고온과 자연재해, 그리고 사람들의 분열과 혼란으로 우리의 마음도 분요스럽습니다. 그러나 쑥은 강한 생명력의 상징인데, 건조하거나 추운 날씨에도 잘 적응합니다. 1945년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된 후 가장 먼저 돋아난 것이 바로 쑥이었다고 합니다. 버려진 땅, 폐허의 땅에 가장 먼저 뿌리를 내린다고 해서 ‘쑥대밭’이란 긍정적인 뜻도 있습니다. 쑥의 참된 가치는 이때부터 시작됩니다. 불모지에 뿌리 내린 후 주위의 수분을 흡수해 습한 환경을 꾸미고 자신의 몸을 거름으로 땅에 양분 을 공급합니다. 쑥은 그런 환경에서..

우리 민족이 불러야 할 노래

󰋮 The 행복한 생각 지난 2016년에 ‘덕혜옹주’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습니다. 고종의 고명딸인 덕혜는 역사의 격랑 속에 비운의 삶을 살았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입니다. 나라를 잃은 암울한 시대, 아무런 힘이 없는 황실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13세 어린 나이에 강 제로 일본에 끌려간 그 시대의 슬픈 역사를 대변하는 인물입니다. 그런데 영화의 장면에서 일본에 강제로 끌려온 조선의 노역자들에게 연설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일본을 찬사하고 일본이 하는 일에 성실히 협력하라는 연설원고를 그들이 다 써주었지만 그는 그 글을 몇 줄 읽다가 원고를 내려놓고, 정중히 모자를 벗으며 말합니다. “동포 여러분, 저는 조선의 옹주 이덕혜입니다. 여러분을 위해 아무것도 해드릴게 없는 제 자신이 무척 부끄럽고 죄스럽습니다...

믿음의 시원한 삶으로 살기

󰋮 The 행복한 생각 󰋮 '천 개의 심장' 이라는 책을 쓴 아프리카 케냐의 이시온 선교사의 글을 보았습니다. 그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두 개의 산을 넘어야한다. 첫 번째 산은 ‘나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인가?’ 두 번째 산은 ‘하나님께 나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다윗은 하나님과 자신의 관계를 목자와 양으로 생각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 23: 1) 다윗은 자신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었지만 그 때문에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았습 니다. 그 이유는 믿음 때문인데, 그 믿음은 ‘하나님은 나의 목자’였습니다. 여러분에게 하나님은 어떤 분이며, 또 하나님께 여러분은 어떤 사람인가요? 그 다윗의 하나님이 우리의 하나님..

안식월에 보내는 편지

󰋮 The 행복한 생각 주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이제 한 주간인데 꽤 길게 느껴집니다. 몇 년 전부터 제가 일 년에 한 달을 안식월로 지내고 있습니다. 교회를 비운다는 것은 목사에게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앞으로 목회를 위하여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서부교회에서 사역한 지 벌써 23년을 지나고 있습니다. 산천이 두 번 변하는 사이 저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고, 어느 순간 익숙해진 저의 모습을 보면서 남은 사역이 더 새롭고 의미 있기 위하여 저를 돌아보고 내일을 꿈꿀 시간이 필요함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안식월 동안 저에게는 몇 가지 목표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제 자신의 사역과 삶을 돌아보려고 합니다. 혹시 지금까지의 경험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지, 현실에 안주하고 있지는 ..

이웃과 함께 웃고 우는 신앙공동체

󰋮 The 행복한 생각 󰋮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홍수로 인한 아픔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세상에는 왜 이러한 고통과 악이 만연할까요? 하나님은 왜 이런 고통과 악을 허용하실까요? 하나님은 원래 세상을 선하게 창조하셨습니다. 당연히 처음 세상에는 악이 없었는데 자유의지를 가진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께 죄를 범했고, 그 결과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가 깨어졌을 뿐 아니라 인간과 자연, 자연과 하나님의 관계도 파괴되었습니다. 인간의 타락으로 자연 질서는 뒤틀렸고 모든 피조물이 함께 신음하며 하나님의 회 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롬 8:20∼22). 이를 위하여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 무엇일까요? 하나님은 독생자 예수를 육신을 입고 이 땅에 태어나게 하셔서 우리 아픔을 함께 겪으 시며 십자가에 달려 우리 ..

주님과 함께 하는 휴식

󰋮 The 행복한 생각 󰋮 박귀영의 온라인 수필집 “하루에 한번은 하늘을 보며”에서 이런 글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칠 때마다 공통적인 현상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음표는 한 박자씩 잘 지키는데 쉼표는 아예 무시하고 지나치는 경우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쉼 표의 박자를 정확히 지키게 하는 일이란 여간 쉽지가 않다. 흔히 음표는 연주 시에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이기에 쉽게 느낄 수 있지만, 쉼표는 그 렇지 않기에 무던히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함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하긴 나도 작곡을 하면서 쉼표는 박자를 쉬어주는 것으로만 생각했지 뚜렷한 개념 정립 이 없었고, (중략) 연주자들이 호흡하기에 적당한 곳에 적어놓는 음표 보다 조금 못한 부수적인 숨표(숨표와 쉼표는 다르다) 정도로만 인식했던 것..

창조의식과 비교의식

󰋮 The 행복한 생각 󰋮 미국 코넬대학교 심리연구팀이 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의 행복지수를 조사했습니다. 올림픽 게임의 동메달리스트의 행복 점수는 10점 만점에 7.1이고, 은메달리스트의 행복 점수는 고작 4.8였다고 합니다. 은메달리스트는 금메달과 비교하기 때문에 만족의 크기는 동메달보다 작습니다. 반면 동메달리스트들은 까딱 잘못했으면 4위에 그칠 뻔했기 때문에 동메달의 주관적 가치는 은메달의 행복 점수를 뛰어넘게 됩니다. 행복의 가장 큰 적은 비교이며, 어디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행복도가 달라집니다. 자신보다 우월한 사람과 비교하면 열등감에 사로잡혀 비굴해지고, 자신보다 낮은 사람 과 비교하면 우월감에 사로잡혀 교만해집니다. 비교의 눈, 비교 프레임의 함정에 빠지 면 불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지난 날 지켜주신 은혜로 앞날도 함께 하소서

󰋮 The 행복한 생각 󰋮 흔히들 ‘인생은 마라톤 경기’라고 비유합니다. 마라톤이 인간이 뛰는 가장 긴 장거리 경주이기에 그렇게 상징하고 있습니다. 마라톤은 경주이며 승부이기에 마라톤을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마라톤은 혼자 싸우는 게 아니라 남과 경쟁하면서 싸우는 것입니다. 인생도 승부의 세계이기에 인생이 경쟁이라면 그 삶은 곧 지치고 피곤하고 맙니다.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좌절감과 패배감에서 살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인생은 마라톤 경주보다는 주어진 길을 한 걸음씩 천천히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가 며 음미하는 여행입니다. 우리는 마라토너가 아니고, 산책자이거나 여행자입니다. 똑같이 주어진 인생의 길을 마라토너로서 달려갈 게 아니라 산책자로 걸어가야 합니다. 산책자나 여행자..

맥추감사절의 의미

The 행복한 생각 󰋮 다음 주 7월 첫 주일은 맥추감사절입니다. 한국교회에서 맥추감사절은 더 큰 의미로 다가오게 됩니다. 우리가 처음 맥추감사절을 지키기 시작한 때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보리 수확을 기념하는 절기로 정착되어 오늘날까지 계속 지켜져 오고 있는 것입니다. 일제 강점기시절은 물론 해방 후 1960년대까지만 해도 보리가 익는 동안 ‘보릿고개’ 를 넘느라 백성들의 허기진 허리가 휘어질 정도였습니다. 따라서 당시에는 가슴 아리고도 슬펐던 그 ‘보릿고개’를 넘으면서도 첫 수확을 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했던 한국교회의 좋은 전통이 맥추감사절입니다. 미국교회가 자신들의 선조들이 1620년 102명 중 44명이 굶어 죽는 혹독한 첫겨울을 보냈지만 은혜로 살아남은 이들이 이듬해 첫 추수를 마치고..

창공을 나는 독수리처럼

The 행복한 생각 󰋮 참새와 독수리를 다르게 만드는 점 중에 하나가 나는 방법입니다. 참새도 날고 독수리도 날지만 참새와 독수리가 나는 것은 다릅니다. 참새는 자기의 날개의 힘만으로 날기 때문에 나중에는 지쳐서 창공을 날 수 없습니다. 10m, 20m 정도 날아가면 지치고, 50m나 100m를 날아가면 숨차서 가슴이 터지려 합니다. 왜냐하면 자기 힘으로 날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독수리는 다릅니다. 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펴면 2미터에 이르는 육중한 날개 때문에 하늘 날기에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독수리는 자기 날갯짓 대신에 공기의 흐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갑니다. 태양열이 비취면 공기가 따뜻해지고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 ‘상승온난 기류’가 형성됩니다. 그때 독수리는 ‘상승 기류’를 찾아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