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소설의 향기/크리스천 교수의 글

긍휼히 여기는 자

유소솔 2022. 1. 12. 00:02

 

        -산상수훈묵상(5)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지하철 타러

층계를 내려갈 때마다

자주 만나는 그 손길

외면하지 말아야 하는

너무나 많은 그 손길 보며

사마리아 사람 생각한다.

 

아차, 오늘은 놓쳤구나.

내일은

사마리아 사람보다는 못해도

긍휼 베풀어야지 생각한다.

                                                                                                         

당신께서는

긍휼은 생각만이 아니라

함이 따라야 한다고 가르쳤는데도

너무나 많은 손길들은

나라도 못 구한다는 속담에 위안하며

사마리아 사람을 잊었다고

회개하고 또 회개한다.

 

긍휼히 여기는 자들은

당신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로부터 긍휼히 여김을 받아

비로소 있는 자가 될지니.

지하철 타려 갈 때마다

그 손길 있으면 외면하지 말지니.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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