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224

2월 아가씨, 바이바이!

얼마나 급했으면 신발도 못 신고 갔을까 버려진 두 짝 신발 떠나기 싫어 심술부리다 녹색바람 타고 온 봄 아씨 미소에 놀라 달도 다 못 채우고 허겁지겁 떠난 2월의 심술 아가씨. 슬퍼하지 말아요. 두고 간 신발 곱게 닦아 두었다가 여기 저기 꽃피우고 다닐 바쁘고 예쁜 3월 아씨에게 한 달쯤 빌려 드릴 게요. 내년에 봐요. 바이바이! - 아동문학세상(2018) - 소솔동시집 제3집에 수록

동시 2021.03.01

이슬 2

지루한 밤 참다 참다 새벽을 맞은 함초로운 눈물. 쓸쓸한 밤 견디다 견디다 새벽을 맞은 감격스런 눈물. (시평) 이 동시는 이슬을 눈물로 비유하고 있음도 시인의 혜안이며, '이슬'이라는 지극히 작고 보잘 것 없는 물방울을 가지고 이만큼 깊고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은 류 시인의 동시문학 창작의 뛰어난 능력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엄기원 한국아동문학연구회 회장)

동시 2021.02.23

오늘 같이 햇살 고운 날엔

오늘 같이 햇살 고운 날엔 뒷산 풀밭에 팔베개로 누워 구름 한 자락 잡아타고 훨훨 어디론지 날아가고 싶다 산 너머 마을엔 누가 살고 있을까? 백설 공주 같은 예쁜 아이도 있겠지 그럼, 난 늠름한 왕자가 되어 온종일 함께 손잡고 뛰노는 거지 싫증나면 휴전선 아찔한 땅 금을 넘어 북녘 아이들도 만나보고 싶다. 우선 땡볕에 답답한 붉은 목수건 풀어주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함께 노래 부르는 거지 초음속 미사일보다 더 빠른 바람 만나면 태평양을 단숨에 건너 가서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사뿐히 내려 거인의 나라 미국을 굽어보는 거지 또 대서양을 건너 뛰어 엘리자베스 여왕이 사는 궁전에 가서 로봇처럼 걷는다는 병사들을 따라 뒤뚱뒤뚱 걸음을 흉내 내고 싶다. 오늘같이 햇살 고운 날엔 뒷산 풀밭에 팔베개로 누워..

동시 2021.02.20

꿈쟁이 아이 1

올라가는 승강기 보면 얼른 뛰어가 타고 싶고 파란 신호등 보면 그냥 빨리 건너가고 싶다. 정복 입은 육군 장교를 보면 커서 육군 장교가 되고 싶고 높이 나는 비행기를 보면 후에 비행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 미국에서 뛰는 류현진 선수 보면 야구선수가 되고 싶고 영국에서 날리는 손흥민 선수 보면 축구선수가 되고 싶다. 왜 나는 하고 싶은 것이 많고 되고 싶은 것도 많을까? - 계간 사상과 문학(2020. 가을)

동시 2021.0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