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224

‘코이‘처럼

‘코이’라는 물고기는 이상도 하지. 어항에서 커봐야 8센티 연못에서는 25센티 강에서는 120센티로 자란다는 선생님의 가르침 아휴, 내 손 바닥만한 게 내 어깨만큼 자란다는 키 너무 신기하고 놀라워요. 엄마, 아빠 학교나 학원에서만 공부하라 날 너무 닦달하지 말아요. 휴일이나 방학 때면 산이나 강이나 바다에 함께 가서 그 품에 뛰어놀며 배우게 해주세요. 자연에서 자연스럽게 배우면 몸도 마음도 쑥쑥! 생각도 지혜도 불쑥! 자랄 거예요. ‘코이’처럼

동시 2021.07.17

소나기 구름

누가 씻어주었을까 엄마가 빨아주신 옷처럼 하늘에 몇 조각 흰 구름들 기분이 좋다. 누가 씻어줘야겠다 빨지 않은 내 옷처럼 갑자기 몰려오는 검은 구름 기분이 언짢다. 그 순간 번쩍! 번쩍! 우르르 쾅! 우르르 쾅! 금방 쏴- 내리는 비에 얼른 옆집으로 피하며 투덜댔다. 한바탕 소나기 지나 무더위 가신듯 시원하고 목욕한 나무들 산뜻해지고 하늘엔 오색무지개 아름답다. 착한 소나기구름 하늘이 보내주신 선물인데 왜 나는 겉만 보고 싫어했을까?

동시 2021.07.03

부끄러운 얼굴로

지하철에 허리 구부정한 할머니 타셨다. 빈자리 없는 만원이다. 할머니가 선 앞자리엔 눈감고 이어폰 낀 청년 고개 숙여 핸드폰 보는 아가씨 그 옆 할아버지가 일어나셨다. - 할머니, 여기 앉으세요. “아녜요.” - 저보다 나이 많으시니 앉으세요” “아이, 미안해요.” 건너편에서 앉아가던 나는 문득 시골 외할머니가 생각나 나도 몰래 벌떡 일어났다. “할아버지, 여기 앉으세요.” - 아니야, 난 괜찮아 하지만 나는 얼른 옆 칸으로 달려갔다 나도 모르는 부끄러운 얼굴로.

동시 2021.06.19

산과 하늘

산은 하늘을 닮고 싶어 한다 맑음도 푸르름도 하늘은 산을 좋아 한다 늘 의젓한 모습을. 그런 마음을 서로 어떻게 알았을까 산은 날마다 기슭 옹달샘에 맑고 푸른 하늘을 가득 담고 하늘은 때로 띠구름 보내어 산봉우리에 하얀 반지 끼워주고. - 계간문예(2018. 여름호) Mountains and skies The mountain wants to resemble the sky. Neither clear nor blue. The sky likes mountains. He's always so polite. That kind of mindHow did they know each other? Every day at the foot of the mountain, Full of clear blue skies. The ..

동시 2021.06.09

산딸기 일기

뾰쫑, 뾰쫑 산새노래 들으며 엄마랑 산에 올라갔다 숲속 길옆에 빨간 산딸기 보여 - 엄마, 저 산딸기 따 줘요 - 안 돼. 저건 산새들 밥이야 시무룩한 나는 문득 생각나는 게 있어 물었다. - 엄마, 이 산딸기 누가 심었어요? - 아, 그건 저 산새들이지 - 새가 어떻게요? - 산딸기에 박힌 까만 씨앗들 산새들이 먹고 똥을 누면 땅에 떨어진 씨앗 점점 자라 산딸기나무 되고 열매도 맺지. - 아, 그래서 산딸기가 산새들 것이구나. 내 말에 엄마가 웃으신다. - 우리 착한 단비, 집에 가면 마트에서 집 딸기 사줄게 집 딸기는 사람들이 심었거든 - 아이, 신난다. 오늘 등산 한번 잘했다. 산딸기는 산새들의 것, 새로 배우고 사람이 심은 집 딸기가 더 크고 좋아 엄마와 함께 실컷 먹는 신나는 날이었다.

동시 2021.06.08

유월의 들녘

유월의 들판은 멋진 음악 연주장 하늘의 종달새 삐르르 노래하면 들에서 개구리 개굴개굴 화답하고 먼 산의 뻐꾸기 뻐뻐꾹 박자 맞춰 유월의 들녘은 하나님 음악 연주장 유월의 들판은 고운 그림 전시장 파아란 하늘에 흰 구름 피어나면 앞산과 뒷산이 초록빛 단장하고 들녘의 보리밭 황금물결 찰랑대는 유월의 들녘은 하나님 그림 전시장. - 1995년 국악선교회 6월의 동요로 선정, 국립극장에서 국악동요(류재하 시/ 김희조 곡(국악) 발표.

동시 2021.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