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224

멀리서 바라보니

언덕에 있는 작은 집 하나 그 밑을 지날 때 마다 - 올라가기 힘들겠구나.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 멀리서 바라보니 - 아주 멋있고 근사하구나. 무엇이든 멀리서 보면 좋게 보이나보다. 우리 반 훈이는 힘센 개구쟁이 만나는 아이마다 꿀밤을 주어 - 나중에는 나쁜 사람 될 거야 그런데 선생님은 훈이를 멀리서 바라보셨는지 - 커서 큰 인물이 될 거야. 어느새 훈이는 착한 아이가 되었어요. 인기 짱 우리 반 대표가 되었어요. - 계간문예(2021. 여름호)

동시 2021.09.14

최고상 받은 그림

- '상 받은 그림'(엄기원)의 페러디 엄마와 아이가 어린이 그림 전시장에 갔다. 울긋불긋한 그림들 상 받은 그림들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어떤 그림 앞에서 아이들과 엄마들이 그림보며 비웃고 있었다. 짝짜기 눈 왕방울 눈 코도 비뚤 입도 째진 못 생긴 엄마 얼굴에 - 최고상- 00초등학교 5학년 피가소 아이가 말했다. " 엄마, 이 상은 제일 못 그린 사람에게 주는 상인가 봐요." 엄마가 대답했다. “맞아. 그런 상도 있나 봐.”

동시 2021.09.10

상추쌈과 엄지축

엄마가 차려주신 점심 상 밥과 국, 시퍼런 상추쌈에 빨강고추도 있다. 아빠는 상추쌈 하며 두 눈 부릅뜨고 입 크게 벌려 넣어 아빠의 저런 모습 무서웠으나 빨강고추 된장에 푹 찍어 이그작 이그작 씹으며 ‘엄지 축‘ 하고 웃으신다. 나도 아빠를 따라 상추쌈을 입 크게 벌려서 넣고 빨강고추 된장 묻혀 아그작 아그작 씹는데 톡! 톡! 쏘는 매운 맛에 그만 눈물을 흘리며 입에 불이 붙는 듯해 일어나서 펄펄 뛰자 얼른 접시를 내 입에 댄 엄마 - 얼른 뱉어! 어서. 난 몽땅 접시에다 상추쌈 뱉어내고 찬물을 계속 마신다. 그래도 맵다. - 엄마, 나도 아빠처럼 쌍추쌈으로 ‘엄지축’하고 싶어요. - 숙아. 빨강 고추는 아직 안 돼 어른이 되어야 먹을 수 있단다. 난 또 찬물을 마시며 깨닫는다. 어른들 입은 아이들 입과..

동시 2021.08.26

별꽃

이른 아침에 나가다 본 집 모퉁이 작은 숫풀*에 처음 보는 붉고 예쁜 작은 꽃들 그림의 별처럼 오각형 붉은 꽃 나는 이름을 몰라 그냥 ‘별꽃’이라 부르고 하늘을 쳐다보니 먼 하늘에 뜬 별 몇 개 빛만 빼면, 어찌 그리 닮았을까 엄마 심부름 다녀 온 햇빛이 쨍쨍한 오후 별꽃을 다시 찾으니 모두 약속이나 한 듯 입 꼭 다물고 있어 별 찾기가 어려워 다시 하늘을 쳐다보니 별 하나 보이지 않아 역시 별꽃이었구나! 별꽃 다시 보려면 밤에나 이른 아침에 다시 와야겠다. * 숫풀: 한문 ‘잡초’라는 순 우리 새 낱말 - 미국 내쉬빌에서(2019. 07. 18)

동시 2021.08.19

고마운 마음들

더워도, 무척 더워도 태우지 않는 해님의 마음 불어도, 세게 불어도 날려버리지 않는 바람의 마음 흘러도, 자꾸 흘러도 더럽혀지지 않는 바다의 마음 불러도, 가끔 불러도 숨어서 대답하는 산울림의 마음 기도해도 또 기도해도 언제나 들어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모두 모두 닮았네. - 소솔 제1 동시집(1992) 수록 Thank you very much appreciated. Even if it's hotEven though it's very hot, Not burning the heart of the sun Even if it is FrenchEven if you blow hard, Not to blow away the heart of the wind Even if it flowsEven if it keeps ..

동시 2021.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