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그 이름은 어머니, 그 이름은 - 김종상 어머니, 그 이름은 두고 온 고향 마을 오솔길 꽃가마에 다홍치마 곱던 사연 돌각담 초가삼간 전설담은 등불이네. 어머니, 그 이름은 서러운 고향하늘 서낭당 돌무더기 원을 실어 탑이 되고 억새 숲 영마루에 그리움의 달이 뜨네. 어머니, 내 어머니 이제는 멀어 간 별 하많은 사연으로 높푸른 청자하늘, 그리움은 영원의 정 눈물 같은 옛 이야기. 동시 2022.05.10
씨앗 속에 씨앗 속에 - 엄기원 대추씨 하나 땅에 묻히면 대추나무 싹이 트고 솔씨 하나 땅에 내리면 소나무 싹이 트고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다 씨앗 속에 생명이 들어있다는 비밀 작은 풀씨에도 풀의 빛깔 싹들이 파란 들판 만들어주고 작은 꽃씨에도 꽃의 빛깔 싹들이 꽃밭을 만들어주고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다 씨앗 속에 빛깔이 들어있다는 비밀. 동시 2022.05.03
물새알 산새알 물새알 산새알 - 박목월(1916-1978) 물새는 물새라서 바닷가 바위틈에 알을 낳는다 보얗게 하얀 물새알. 산새는 산새라서 잎 수플 둥지 안에 알을 낳는다 알락달락 얼룩진 산 새알. 동시 2022.04.27
꽃씨도 한 알 꽃씨도 한 알 - 배정순 교복 구겨졌다고 짜증 수학 문제 안 풀린다고 짜증 아침밥 먹기 싫다고 짜증 짜증대장 언니가 약을 먹고 있어요 머리가 아프대요 배도 아프대요 저 알약 속에다 꽃씨 한 알 살짝 넣을까 봐요 언니 가슴 속에서 활짝 웃는 꽃 피우게요. 동시 2022.04.26
들꽃 들꽃 - 김갑제 길섶에 서서 몸 낮추어 불 밝히는 작은 등불입니다. 예쁘다는 말 듣지 못해도 향기로 다가서는 수줍은 꽃입니다. 발길에 채여도 웃으며 스러지는 꽃입니다. 동시 2022.04.22
4월의 꽃 4월의 꽃 - 소솔 긴 겨울 웅크렸다가 4월에야 눈 비비고 일어나 활짝 웃는 꽃 온 산과 들을 핑크색 물감 풀어 예쁜 그림 그려 놓고 사람들을 산으로 들로 불러 모아 얼굴에 붉은 미소 마음에 기쁨주는 4월의 꽃 나도 진달래 되고 싶다. 동시 2022.04.02
봄은 시골에 봄은 시골에 - 엄기원 봄은 먼저 시골에 오지요. 눈도 채 녹지 않은 산기슭에 어느새 진달래꽃 피우고 아직도 살얼음 낀 개울가에 버들개지 깨워 놓고 양지바른 오막살이 돌담에 누워 봄은 자그르르 낮잠을 자지요. 집들이 꽉 차고 사람들이 와글거리는 도시엔 발붙일 데가 없어 해마다 두고 봐야 봄은 내 고향 시골에 먼저 오지요. 동시 2022.03.24
봄 나물 캐기 봄나물 캐기 - 소솔 겨우내 감기로 약해진 아이 봄이 오자 엄마 함께 야산에 오른다 번쩍! 엄마 눈에 띈 것 “어머나, 봄나물이 나왔네 영아야, 몸에 좋은 나물 캐자.“ 엄마가 기다란 봄나물 뿌리를 뽑자 영아도 작은 나물 뿌리 뽑다 그만 엉덩방아 주저앉았다. “얘야, 봄나물은 작지만 추운 겨울이긴 힘센 나물이야. 하늘이 널 위해 준비한 거란다.“ 영아는 얼른 두 손 모았다. - 하나님, 감사합니다. 동시 2022.03.20
동무라는 말 정다운데 동무가 친구보다 더 정다운 말이다. 할아버지 어릴 적에는 같은 또래를 동무라고 불렀다는데... 언제부터 우리에게 동무란 말이 사라지고 친구란 말이 대신 들어섰을까. 할아버지는 북한 사람들이 70년 전 6.25전쟁 일으켜 우리나라에 쳐들어 와 누구에게나 ‘동무‘라고 불렀다는데 - 아바이 동무, 어무이 동무 선생 동무, 할매 동무, 할아배 동무... 버릇이 없고, 싸가지가 없다고 우리나라에서 동무란 말 싹 없앴는가 봐 아무리 좋은 말도 나쁜 사람이 쓰면 나빠지는 걸까? 우리 말, 좋은 말이 많은데 이 좋은 말 다 사용하려면 우선 나부터 착한 아이가 돼야겠다. 동시 2022.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