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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흘림이 모두를 살린다

󰋮 The 행복한 생각  가을이 되면 다람쥐는 겨울 준비를 시작합니다. 떨어져 있는 도토리를 주워서 입에 물고는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땅에 묻습니다.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도토리를 묻은 다람쥐, 도토리를 찾았을까요? 다른 동물들이 다람쥐가 묻어 놓은 도토리를 먹으며 겨울을 지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다람쥐의 바보스러움이 많은 동물의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내가 땀 흘려 번 것이라고 해서 다 내 것이 아닙니다. 내가 번 돈에는 내 몫과 함께 하나님의 몫인 십일조와 가난한 이웃의 몫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추수할 때 밭의 네 모퉁이는 남겨 두고, 곡식이나 포도 열매를 나르다가 떨어뜨렸을 때 줍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는 가난한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흘림이 모두를 살립니다. 흘림이 있는 바..

11월의 나무처럼

이해인(카토릭 문학상) 사랑이 너무 많아도사랑이 너무 적어도사람들은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보이지 않게큰 사랑을 주신 당신께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내어 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갈 길을 가야겠어요.

2024.11.01

책을 만드는 손

김영진(한국예술문학 대상) 사람의 손은 아름답다집을 짓는 목수의 손은 아름답다쇠를 만드는 대장장이의 손은 아름답다고려청자를 빚는 도공의 손은 아름답다탑을 세우는 석공의 손은 아름답다. 사람은 손으로 세상을 바꾼다.세종대왕은 손으로 훈민정음을 짓고이순신은 손으로 거북선을 만들고안중근은 손으로 일본을 쓰러뜨리고최남선은 손으로 독립선언서를 쓰고과학자들은 손으로 인공위성을 쏘고손으로 자동차를 만들고손으로 컴퓨터를 만들고손으로 세상을 바꿨다. 그러나 가장 큰 손은책을 만드는 손인류는 책이 있어 지혜를 얻고책의 가르침으로 문명을 알고모든 경전이 세상을 깨웠다.가장 아름다운 손은책을 만드는 손.-------------------------------------------------------가을은 독서의 계절입니다...

2024.10.31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하루

원연숙(시인) 한줄기 빛에 기대어 바라보는 하늘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하루 길가에 피어있는 꽃 한 송이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향기로운 하루 곁에서 웃어주는 그대가 있는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런 하루 차 한 잔에 달콤함을 느낄 수 있는그것만으로도 살아갈 의미가 있는 하루 내가 숨 쉴 수 있는 하루가 있다는 그것만으로도참으로 행복한 날입니다.

2024.10.30

끊임없이 계속하는 종교개혁

󰋮 The 행복한 생각 󰋮  오늘은 마르틴 루터가 시작한 ‘종교개혁 507주년’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개혁의 뜻은 ‘고칠 개(改), 가죽 혁(革)’, 즉 ‘가죽을 고친다’는 말입니다. 이어령 씨는 그의 책 ‘뜻으로 읽는 한국어사전’에서 개혁에 대해 말했지요.  그는 피(皮)를 옷이나 구두를 만들 수 있는 상태인 혁(革)으로 바꾸는 ‘가죽을 다듬는 일’이 개혁이라고 정의합니다. 가죽을 남기는 일은 ‘가죽 벗기기, 기름빼기, 펴서 말리기’등 3단계 거치는데, 기름 빼는 과정인 ‘무두질’은 개혁의 성패가 달린 결정적 도정이라고 합니다. 기름기를 뺀 후에도 가죽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워지게 두드리는 무두질을거의 무한 반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쉼 없이 땀을 쏟아야 결국 탄력이 생겨 빛이 나는 가죽이 만들어집..

가을 가슴

채희문(녹색문학상) 가을엔 그렇게 가야하리가슴 가득한 수평선 열어 놓고가랑잎처럼 가뿐한 걸음으로 가야하리 슬픔이나 외로움 천길 바다보다 깊어지지만푸른 하늘 더욱 드높이 푸를수록더욱 처절한 그리움에 젖으며꿈꾸는 나그네처럼 설레며 떠나야하리 가다가 어느 햇살 바른 산천에 이르러행여 그리움 그대 그림자라도 만나면 비로소 마지막 단풍잎처럼 타오르며마침내 나를 불사르리.

2024.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