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순절 명상
얼마나 주님을 사모했을까
사도 바울의 몸에 나타났던
예수 고난의 흔적
그러나 내 손바닥에는
아직 못 자국 하나 없다.
얼마나 주님을 닮으려고 했을까
성 프랜시스의 몸에 나타났다는
예수 고난의 흔적
그러나 내 몸에는
이제껏 고난의 흔적 하나 없다.
어쩌다 통풍이 도져 걷지 못할 때
절룩거리며 병원으로 달려가는
나약한 목사
그분의 상한 허리에서
속죄贖罪의 강이 아직도 흐르고 있는데
난, 아직 조그만 상처 하나 없다.
사명을 따라
45년 간 바쁘게 달려왔지만
누구를 위한 목회였을까
은퇴목사의 참회懺悔.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
하나님의 교회에 채우려는 사람아,
주님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운데
어찌 하려나
아, 다시 시작하고 싶다.
아, 다시 시작하고 싶다.
- 소솔 제2시집 수록(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