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 31

누가 의인義人인가?

산상수훈 묵상 35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사람들로부터 올바른 일 했다고 존경과 사랑 받아도 당신께서 옳지 않다면 의인 아니지요? 아침 마다 폐휴지 줍기 전 당신께 먼저 기도하고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리어카 힘들게 끌어도 당신 보시기에 의로우면 그 사람이 바로 의인이지요? 그렇게 모은 돈 이름도 밝히지 않고 가난한 자들 위하여 쓰라면서 주민센터 창구에 맡기고 부리나케 빠져 나와 가슴 쓸며 또 당신께 기도하는 그가 방송에 성금 수 억 냈다고 사진 올리며 출석 교회와 직분도 밝히는 스타나 재벌총수보다 참으로 의인이지요.

하나님의 눈

한경직 목사(1902- 2000) 오래 전에 희랍의 수도 아테네에 갔을 때였다. 그 옛날 천여 년 전에 지은 오래된 예배당이 있어서 구경한 일이 있다. 희랍의 정통교회에 들어가면 천주교와는 좀 다른 것이 있다. 천주교는 예배당 안에 마리아상(像)과 성화(聖畵)를 만들어 놓았지만 희랍정교회는 이미 8세기에 성상은 폐지하고 성화만 허락하고 있었다. 예배당에 들어갔더니 천장과 벽마다 옛 성화가 가득했다. 처음 눈에 들어온 그림은 커다란 눈(眼)이었고, 그 눈이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마 그 뜻은 누구든지 이 예배당에 들어오면 하나님의 눈이 너를 지켜보신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 같았다. 그러나 하나님의 눈은 그 예배당에 안에만 있는 것 아니다. 우리 예배당에도 계실 뿐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나 계신 하나..

칼럼 2023.08.30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 박두진 교수(1916-1998) 아무데서나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타올라 미쳐 뛰는 내 안의 마음이 잔잔하고 푸른 강으로 가라앉게 하소서. 아무데서나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노루처럼 비겁한 내 안의 결단이 칼날 진 발톱 사자처럼 영맹히 덮칠 수 있게 하소서. 아무데서나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사막처럼 파팍한 내 마음 메마름에 뜨거운 눈물 연민의 폭포강이 출렁이게 하소서. 아무데서나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아직도 못다 올린 새 깃발을 위하여 피 흘려 넘어져도 달려가게 하소서.

가을을 기다리는 지혜

󰋮 The 행복한 생각 올여름에 지구촌이 겪은 이상 기온 현상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나들었습니다. 어느 곳에서는 폭염으로, 어느 곳에서는 폭우로, 또 어느 곳에서는 가뭄으로 고통 받았습니다. 인류가 초래한 환경 변화로 인해 지구 환경이 적응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는 것입니다. 인류가 지금까지 행해 온 무분별한 훼손을 금방 멈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최선은 지구 환경이 새로운 상황에 속히 적응하여 안정을 찾는 것입니다. 물론, 우리로서도 할 수 있는 대로 지구 환경에 대한 훼손을 줄이기에 협력해야 합니다. 7월도 여름이고, 8월도 여름이지만 7월 여름과 8월 여름은 좀 다른 느낌입니다. 7월은 무더위 자체를 연상케 합니다. 하지만 8월은 익어가는 느낌입니다. 오세영 시인은 8월을 이렇..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 나태주(풀꽃 시인)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에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더불어 약과 더불어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사람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장롱에 비싸고 좋은 옷도 여러 벌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한 남자의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의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밖엔 없는 여자이지요. 자기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채전 밭 한 귀퉁이 가지지 못한 여자예요. 남편 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는 쑥맥이라 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돈 아끼느라 꽤나 먼 시장 길도 걸어다니고 싸구려 미장원에만 골라 다닌..

2023.08.25

아버지의 소망

바울 평전 3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너는 예루살렘 성 그 거룩한 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너의 그 총명한 머리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처럼 벤야민 지파 첫 왕 사울처럼 훌륭한 사람 되어야 한다. 너는 이 아빠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헬라 말로 로마 장군들이나 부자들의 마음 사로잡고 또 사로잡아서 비싼 장막 팔 궁리만 하면서 돈 모으기에 혈안인 나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너는 조상의 땅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이 반드시 되어야 한다. 심심할 때면 카누스강 배타고 내려와 큰 바다 지중해 왼쪽 가리키며 나에게 당부하고 또 당부하는 아버지 그 소망 거룩한 성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그 소망에 어느 새 아버지의 그 소망에 최면 걸리고 있었다.

이슬 같은 은혜

한경직 목사(1902- 2000) 아무리 비가 오지 않고 가물어도 꽃이나 농작물이 쉬 말라죽지 않는다. 그것은 늦은 밤에나 새벽에 하늘에서 끊임없이 이슬이 내려오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류를 향한 하나님의 보이지 않은 끊임없는 사랑을 의미한다. 그럼, 이슬은 언제 어떤 곳에 어떻게 내리는지 아는가? 도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이슬을 별로 볼 수 없어 잘 알지 못한다. 여름밤에 이슬이 많이 내려도 길바닥이나 바위 같은 곳엔 별로 이슬이 없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에게 다 은혜를 내려주시기를 원하신다. 그러나 우리 마음이 길바닥이나 바위 같이 메마르고 굳으면 은혜가 내릴 수 없다. 그러기에 예수님은 비유에서, 돌작밭에 떨어진 씨가 열매를 맺지 못한다고 하셨다. 마음이 부드러워야 하나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계속 내..

칼럼 2023.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