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 엄기원 동시 ‘고양이’ 패러디 아이고, 무서워라 모습도 그 눈동자도 몸만 작다 뿐이지 호랑이 새끼 아닌가 그런데 어흥! 아니라 야옹이 우는 소리. 아이고, 우서워라 야옹이의 재롱이 뜨개질 실타래를 이리저리 굴리다가 제 몸이 실타래에 묶여 살려달라 야옹, 야옹. 시조/동시조 2021.04.04
밀물과 썰물 1 하루에도 몇 번씩 커다란 바닷물은 모래밭 채우기도 텅텅 비우기도 한다. 누굴까 규칙적으로 저리 일하시는 분이. 사람들은 자연의 힘이라 하기도 하고 과학자는 달의 힘이라고 주장하는데 누굴까 자연도 달도 저리 지으신 분이. 시조/동시조 2021.03.19
꿈쟁이 아이 2 민들레 홑씨 보면 얼른 가서 훅 불고 싶고 둥그런 것을 보면 재빨리 가서 차고 싶다 왜 나는 하고 싶은 것 이렇게도 많을까. 참 좋은 선생님 보니 커서 여선생 되고 싶고 멋진 캡 쓴 언니 보니 커서 간호사 되고 싶다. 왜 나는 되고 싶은 것 그렇게도 많을까. 시조/동시조 2021.02.26
초 겨울 허수아비 두 팔 벌리고 들에 서 있는 허수아비 곡식 다 거뒀으니 집에서 쉬지를 않고 초 겨울 들에 버려져 추위에 떨고 있네. 여름에는 아이들 입은 헌옷이지만 단정하게 입고서 멋진 모자도 쓰고 새들을 두 팔로 막아 교통정리 했는데 몇 번 한 눈 팔다가 새에게 알곡 먹힌 일 그 벌을 받고 있는지, 그래도 안쓰러워 헌 이불 가지고 와서 덮어주면, 안될까? 시조/동시조 202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