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마중물 되어 오인숙(한국기독교문학상) 지하수를 마중하러 가는 물물줄기 손잡고 올라와목마른 길손 갈증 풀어주고시든 꽃밭을 적셔 주리라. 찬란한 땅 위의 세상 애타게 그리워도잡아주는 손 없어 연못으로 고여 있는 사랑 표현하고 나눌 길 없어 답답하고 음침한 곳에서홀로 흘리던 눈물 이제 드러내어 함께 울자 나는 한 바가지 마중물 되어네 가슴에 고인 사랑 길어 올려푸서리 메마른 곳에 정겨운 시내로 흐르게 하리라. 시 2024.07.05
그대 빈손에 이 작은 풀꽃을 유안진(서울대 명예교수) 눈물로 눈을 씻어내며 눈물을 흘려본 이는 인생을 아는 사람입니다. 살아가는 길의 험준하고 뜻있고값진 피땀의 노력을 아는 사람이며,고독한 영혼을 아는 사람이며,이웃의 따사로운 손길을 아는 사람이며,가녀린 사람끼리 기대고 의지하고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귀하게 평가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눈물로 마음을 씻어낸 사람에게는 사랑이 그의 무기가 됩니다.용서와 자비를 무기로 사용할 줄 압니다.눈물로 씻어낸 눈에는 神의 존재가 어리비치웁니다. 강팍하고 오만하고 교만스러운 눈에는神의 모습이 비쳐질 수 없지만,길고 오랜 울음을 거두고, 모든 존재의 가치를 아는 눈에는모든 목숨이 고귀하게 보이고,모든 생명을 고귀하게 볼 줄 아는 눈은이미 神의 눈이기 때문입니다. 시 2024.07.03
능소화 나태주누가 봐 주거나 말거나커다란 입술 벌리고 피었다가 툭떨어지는 어여쁜슬픔의 입술을 본다.그것도 비 오는 이른 아침 마디마디 또 일어서는어리디 어린슬픔의 누이들을 본다. 시 2024.07.01
후반전의 승리를 위하여 The 행복한 생각 대부분의 운동경기엔 ‘하프 타임’이 있습니다. 비록 짧지만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에 작전을 조정하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이 하프 타임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집니다. 전반전을 진단하고 조정하여 새로운 작전을 세운다면 후반전에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도 역시 이 하프 타임은 중요합니다. 한 해의 절반을 살았으므로 이제 우리도 하프 타임을 가져야 할 시간입니다. 그 동안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면서 분석하고 진단하고 다듬어서 더 나은 인생의 후반전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전반전이 마음에 안드십니까? 후회스러운 삶을 살아오셨습니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전반전의 실패는 반의 실패일 뿐입니다. 아직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후반전이 기다리고 있.. 주일 아침의 단상 2024.06.30
나의 사랑하는 나라 김광섭(1905~1977) 지상에 내가 사는 한 마을이 있으니이는 내가 사랑하는 한 나라일러라 세계에 무수한 나라가 큰 별처럼 빛날지라도내가 살고 내가 사랑하는 나라는 오직 하나뿐 반만 년의 역사가 혹은 바다가 되고 혹은 시내가 되어모진 바위에 부딪쳐 지하로 숨어들지라도이는 나의 가슴에서 피가 되고 맥이 되는 생명일지니나는 어디로 가나 이 끊임없는 생명에서 영광을 찾아 남북으로 양단되고 사상으로 분열된 나라일망정나는 종처럼 이 무거운 나라를 끌고 신성한 곳으로 가리니 오래 닫혀진 침묵의 문이 열리는 날고민을 상징하는 한 떨기 꽃은 찬연히 피리라이는 또한 내가 사랑하는 나라 내가 사랑하는 나라의 꿈이어니. 시 2024.06.27
6월의 애잔한 핏빛 들꽃을 보라 - 유소솔 첩첩 산자락을 메아리로 휘감으며멀리서 들려오던 아득한 포성과 함께 우리의 형들은 사라져 갔다. 동족을 배신하고 적화통일 한다며소련의 군수물자로 몰래 전쟁 준비하다선전포고 없이 불쑥 남침한 6,25 전쟁 위기의 나라 지키려고 군에 뛰어든 일편단심험난한 산길 오르며 적을 무찌르고 무찌르다수많은 넋이 산화한 호국영령들이여! 참으로 장하도다!우리는 결코 잊어선 안 돼, 그들의 애국심을그 덕에 우리가 자유민주국가로 성장했으니.. 그러나 못다 이룬 한 많은 형들의 꿈들이 해마다 6월이면 전방 산야마다 핏빛 들꽃으로 피는 뜻은 핵으로 재무장한 북의 기회노림은 여전한데이념의 혼돈 속에 계속 흔들리는 우리의 승공사상 의식의 약화 때문이 아닐까? 시 2024.06.25
전쟁 없는 ‘샬롬‘의 세상을 꿈꾸며 The 행복한 생각 74년 전, 1950년에 북한의 남침으로 이 땅에 전쟁이 있었습니다. 한국 전쟁은 3년 1개월 동안 치열하게 전개 되었습니다. 남한의 인명피해는 민간인 약 100만 명을 포함한 약 200만 명입니다. 공산 진영의 인명피해는 100만 명의 민간인을 포함하여 약 25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군인 전사자는 한국군이 22만 7,748명, 미군이 3만 3,629명, 기타 UN군 3,194명입니다. 중국 인민지원군과 북한군의 전사자 수는 더욱 많았지만 확인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도대체 이 전쟁은 무엇을 위한 파괴이며 죽임입니까? 그 어떤 명분과 이데올로기로 이를 정당화시킬 수 있단 말입니까? 생명을 죽이는 일은 그 어떤 명분과 이데올로기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인간들의 이기.. 카테고리 없음 2024.06.23
여름일기 이해인(카톨릭문학상) 아무리 더워도 덥다고 불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차라리 땀을 많이 흘리며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일하고 사랑하고인내하고 용서하며해 아래 피어나는 삶의 기쁨 속에 여름을 더욱 사랑하며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지난 4월에 어느 정보를 통해, 이해인 수녀님의 선종을 이 브로그를 통해 알렸는데, 계속 확인 결과 오보였음을 사과드립니다. 이 수녀님은 20년 간 암과의 투병 속에서도 희망의 시를 계속 쓰시며, 이번 7월 11일에는 제1회 카톨릭문학상 본상을 수상한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함께 기뻐해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소솔) 시 2024.06.21
아침 기도 유안진 교수(서울대 명예) 아침마다눈썹 위에 서리 내린 이마를 낮춰어제처럼 빕니다. 살아봐도 별 수 없는 세상일지라도무책이 상책인 세상일지라도아주 등 돌리지 않고 반만 등 돌려 군침도 삼켜가며 그래서 더러 용서도 빌어가며하늘로 머리 둔 이유도 잊지 않아가며신도 천사도 아닌 사람으로가장 사람답게 살고 싶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따라 울고 웃어가며늘 용서 구할 꺼리를 가진인간으로 남고 싶습니다. 너무들 당당한 틈에 끼여 있어늘 미안한 자격 미달자로 송구스러워하며 살고 싶습니다.오늘 하루도 명작 소설의 향기/크리스천 교수의 글 202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