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노래 최규창(시인. 월간창조문예 주간) 이제는 들녘에 나가 보아라모진 비바람은 기억 속에 접어두고영원한 하늘의 사랑을 노래하리라나의 땀 흘린 결실을하나님께 찬송하리라 이제는 들녘에 나가 보아라하나님의 사랑을몸에 흠씬 젖어보아라봄에 씨 뿌리고여름내 땀으로 빚어 놓은사랑의 열매를 얼싸 안아라그 사랑의 따뜻한 손길에소리 높여 찬양하리라 이제는 들녘에 나가 보아라땀의 결실은너와 나를 기다리고아름다운 생명을 돌보는하나님의 사랑은저렇듯 끝이 없어라. 시 2024.11.16
늦가을의 들녘 권은영(창조문예작가상) 땀에 흠뻑 젖은 일손을내려놓고 허수아비는먼 산을 바라본다피땀으로 기른 자식들모두 떠나보내고뼈대만 남은 앙상한 뿌리서럽게 외롭다 이제는차가운 바람이저 언덕을 넘고 넘어서서히 다가오고오늘은화려했던 그날을그리움으로 기다린다. 시 2024.11.15
단감 허영자(1972년 월탄문학상) 이 맑은 가을 햇살 속에선누구도 어쩔 수 없다 그냥 나이 먹고 철이 들 수밖에는 젊은 날떫고 비리던 내 피도 저 붉은 단감으로 익을 수밖에는 시 2024.11.14
낙엽과 인생 유소솔(시인. 아동문학가) 진초록 푸른 꿈으로온 세상 덮더니만 어느 새 가슴 속이저리 붉게 타 올랐나 허공에뜬 낙엽 보며인생을 묵상한다. 낙엽 하나 주어 들고자세히 살펴보니 화사한 다양한 빛매혹적이지만 성한 곳하나도 없어우리 인생 닮았다. 시조 2024.11.13
낙엽 이해인(제1회 카톨릭문학상) 낙엽은 나에게 살아 있는 고마움을새롭게 해주고 시간들을 얼마나알뜰하게 써야 할지 깨우쳐 준다. 낙엽은 나에게 날마다죽음을 예비하며 살라고넌지시 일러준다. 이승의 큰 가지 끝에서한 장 낙엽으로떨어져 누울 날은 언제일까헤아려 보게 한다. 가을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처럼내 사랑의 나무에서 날마다조금씩 떨어져 나가는나의 시간들을 좀 더 의식하고 살아가야겠다. 시 2024.11.11
돌 하나 심후섭(아동문학가) 어쩌면 나도돌 하나 세상의 수많은 돌들 디딤돌받침돌주춧돌축대돌 징검돌다듬잇돌빗돌뎃돌 그중에 하나 못되더라도 걸림돌만은되지 말아야지. 동시 2024.11.11
‘감사한 죄‘를 아십니까? The 행복한 생각 다음 주일이 추수감사주일입니다. 감사주일이 되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는데. 박노해 시인의 감사한 죄>라는 글입니다. “새벽녘 팔순의 어머니가 흐느끼신다”로 시작되는 시는, 어머니 인고의 삶을 보여줍니다. 시인의 어머니는 젊어서 홀몸이 되어 온갖 노동을 하며 다섯 자녀를 키워내셨습니다. 낯선 서울 땅에서 노점상을 하며 이리저리 쫓겨 다니고, 공사판을 뛰어다니며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자식들이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바르게 자라준 것이 늘 고마웠습니다. 큰아들과 막내는 성직자로 하나님께 바쳤고, 시인 내외는 민주 운동가로 나라에 바치시고도, 어머니는 날마다 감사의 기도를 바치며 살아왔습니다. 리어카 노점상을 하다 잡혀 온 당신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준 단속반원들, 몸 약한 당신.. 주일 아침의 단상 2024.11.09
진달래꽃 정일남(시인) 봄에 왔더니가을엔 또 왜 왔어얼어 죽으려고 왔어? 아니다 아니다봄에 보지 못한 걸마저 보려고 왔지. ---------------------------------------------------------------몇 년 전 뉴스에 11월에 남쪽 지방에서 진달래가 피었다는 소식이 있었다.그때 이상기후로 봄처럼 따뜻한 일주일이 있어서였을까?모두 신기하게 생각 했으나 시인은 시를 지어 우리를 미소짓게 했다.(소솔) 시 2024.11.07
대추 한 알 장석주(시인)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태풍 몇 개저 안에 천둥 몇 개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저 혼자 둥글어질 리는 없다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저 안에 땡볕 두어 달저 안에 초승달 몇 날이 들어서서둥글게 만드는 것일 게다. - 대추야, 너는 세상과 통하였구나. 시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