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희(수필가, 초등교장 역임) 어제는 눈이 내리더니 오늘 아침 기온이 4도나 더 떨어졌다. 밖은 찬바람이 모자, 장갑, 오리털 점퍼로 중무장한 옷 속을 파고든다. 한참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을 때인데도 인적이 뜸하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은 세상이 어떻든 간에 따뜻하고 찬란하게 보인다. 오늘이 좋다. '나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니, 걸어온 길 모르듯이 가야할 길도 잘 알 수가 없다. 그리움의 순간들이나 매달리고 싶었던 욕망의 시간도 인생의 겨울 문턱에 서고 보니 모두가 놓치고 싶지 않은 추억이다. 이제는 어디로 흘러 갈 것인지 걱정하지 않는다. 아쉬움도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오늘의 거울 앞에 선다. 오늘도 어제처럼, 내일은 오늘처럼 살면 된다. 살맛나는 세상은 사람관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