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30

‘감사한 죄‘를 아십니까?

󰋮 The 행복한 생각 󰋮  다음 주일이 추수감사주일입니다. 감사주일이 되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는데. 박노해 시인의 감사한 죄>라는 글입니다.  “새벽녘 팔순의 어머니가 흐느끼신다”로 시작되는 시는, 어머니 인고의 삶을 보여줍니다. 시인의 어머니는 젊어서 홀몸이 되어 온갖 노동을 하며 다섯 자녀를 키워내셨습니다. 낯선 서울 땅에서 노점상을 하며 이리저리 쫓겨 다니고, 공사판을 뛰어다니며 살았습니다. 그런데도 자식들이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바르게 자라준 것이 늘 고마웠습니다.  큰아들과 막내는 성직자로 하나님께 바쳤고, 시인 내외는 민주 운동가로 나라에 바치시고도, 어머니는 날마다 감사의 기도를 바치며 살아왔습니다. 리어카 노점상을 하다 잡혀 온 당신의 처지를 딱하게 여겨준 단속반원들, 몸 약한 당신..

진달래꽃

정일남(시인) 봄에 왔더니가을엔 또 왜 왔어얼어 죽으려고 왔어? 아니다 아니다봄에 보지 못한 걸마저 보려고 왔지.  ---------------------------------------------------------------몇 년 전 뉴스에 11월에 남쪽 지방에서 진달래가 피었다는 소식이 있었다.그때 이상기후로 봄처럼 따뜻한 일주일이 있어서였을까?모두 신기하게 생각 했으나 시인은 시를 지어 우리를 미소짓게 했다.(소솔)

2024.11.07

마음 1

유승우 교수(인천대 명예) 내가 살아가는 것은 하늘의 빚을 갚는 일입니다.하늘은 내게 이 세상에서 살 만큼의 빚을 빌려 주었습니다.나는 70년 동안 열심히 빛을 만들어 하늘 빚을 갚는다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하늘은 목숨을 태워서 만드는 빛만을 받는다고 합니다.가족들을 위해 나를 태워 만든 빚이 하늘의 통장에 얼마나 입금되었을까요.시를 빚는 일은 빚을 갚는 일이라는 믿음이 내 마지막 양심입니다. 작은 별빛만큼이라도 빚을 갚기 위해 밤잠을 못 이룹니다.기도할 때면 하늘의 빚 독촉소리가 들립니다.거짓을 모르는 내 마음이 고맙습니다.-------------------------------------------------------------------------------시인은 자신의 삶이야말로 하늘로부터 주어..

2024.11.05

아름다운 흘림이 모두를 살린다

󰋮 The 행복한 생각  가을이 되면 다람쥐는 겨울 준비를 시작합니다. 떨어져 있는 도토리를 주워서 입에 물고는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땅에 묻습니다.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며 도토리를 묻은 다람쥐, 도토리를 찾았을까요? 다른 동물들이 다람쥐가 묻어 놓은 도토리를 먹으며 겨울을 지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다람쥐의 바보스러움이 많은 동물의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내가 땀 흘려 번 것이라고 해서 다 내 것이 아닙니다. 내가 번 돈에는 내 몫과 함께 하나님의 몫인 십일조와 가난한 이웃의 몫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추수할 때 밭의 네 모퉁이는 남겨 두고, 곡식이나 포도 열매를 나르다가 떨어뜨렸을 때 줍지 말라고 하셨는데 이는 가난한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흘림이 모두를 살립니다. 흘림이 있는 바..

11월의 나무처럼

이해인(카토릭 문학상) 사랑이 너무 많아도사랑이 너무 적어도사람들은쓸쓸하다고 말하네요. 보이게보이지 않게큰 사랑을 주신 당신께감사의 말을 찾지 못해나도 조금은 쓸쓸한 가을이에요. 받은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내어 놓은 사랑을 배우고 싶어요. 욕심의 그늘로 괴로웠던 자리에고운 새 한 마리 앉히고 싶어요. 11월의 청빈한 나무들처럼나도 작별 인사를 잘하며갈 길을 가야겠어요.

2024.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