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 30

소망의 대림절을 맞으며

󰋮 The 행복한 생각 󰋮  이번 주부터 대림절이 시작됩니다. 대림절은 성탄절을 기다리는 절기로 기대와 기쁨이 마음을 가득히 채우는 날들이기에 대림절은 소망의 시간입니다. 하나님에게서 오는 선물인 소망을 기대하면서 잘 받을 수 있도록 희망의 씨를 뿌리고 자라도록 정성을 다해야 합니다.  한해의 일들이 쌓이고 변화하기 위해서는 기도와 성찰과 비움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를 영성의 전통에서는 ‘광야의 시간’ 이라 불렀습니다. 광야란, 일상의 삶의 자리가 아닌, 마을을 벗어나고, 도시를 벗어나고, 문명의 자리를 벗어난 공간입니다. 그래서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자리이기도 합니다.  “대림절 광야!”(Advent Wilderness)는 지금 이곳에, 때로는 저기 어디에 있습니다. 대림절 광야는 예기치 않은 장소..

가을의 언어

석우 윤명상  옹알이하던 가을이이제는 자신의 언어로주저리주저리이야기를 늘어놓는 계절이다. 높푸른 하늘과 뭉게구름.그 하늘을 품은 호수와울긋불긋 산과 들의 단풍들,가을걷이로 마음을 비운 들녘과바람과 갈대와 고추잠자리 하는 말마다예쁜 말만 늘어놓는이 모든 것이우리를 향한 가을의 언어다. 가을이 말하고 있는인생에 대하여사랑에 대하여세상의 모든 의미에 대하여나도 가을 속의 한 단어이고 싶다.

2024.11.30

가을 레슨

채희문(녹색문학상)  가을이면 나무들은 그림을 그리는가. 빨강, 노랑, 다갈색...... 조화로다, 조화로다 황홀한 색감의 조화여  가을이면 나무들은 시를 쓰는가. 소슬바람에 한 잎, 두 잎 스스로를 하나 둘 떨구어 가며 가는 세월의 시를 쓰는가.  가을이면 산과 들은 시화전을 하는가. 보이지 않는 손길의 붓과 물감과 글씨로 그림과 시를 이루곤 우리의 가슴까지 캔버스로 만드는 감동적인 예술가가 되는가.  그래서 우리는 가을이 다가도록 가득한 느낌의 시간에 젖어 살다가 겨울바람이 오는 길목에서 가슴 설레며 울먹이는 마지막 수업의 학생이 되는가.

2024.11.26

일상에서 발견하는 기적의 삶

󰋮 The 행복한 생각 󰋮  어느 원로목사님의 고백입니다.지금까지의 오랜 결혼생활 동안 아내가 차려준 식사는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그중에 도무지 잊혀지지 않는 음식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끼니들이 지금까지 내 생명을 지탱해 줬습니다. 살다 보면 기억에 두고두고 남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개학 첫날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새 교실의 문을 살며시 열던 때라든지,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져 종일 울기만 하던 시절이라든지, 아이가 태어나 처음 얼굴을 마주했던 순간 같은 것들 말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나’라는 사람을 다듬고 빚어온 재료는 우리가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평범한 일상과 소소한 순간들일지도 모릅니다. 우린 무언가 특별하고 새로운 일들이 일어날 것을 기대합니다.그..

독일 메르켈 총리 이야기

1954년 베를린장벽이 세워지기 전 동독인 270만 명이 자유를 찾아 서독으로 이주했다. 그런 서독행 인파가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었던 1954년, 그 반대로 강보에 싸인 어린 딸을 안고 서독에서 동독으로 떠나는 서독 출신의 호르스트 카스너(1926~2011) 목사 가족이 있었다. 카스너 목사는 서독에서 안정된 목회생활을 하였는데 당시 그에게는 겨우 6주 된 신생아가 있었다. 카스너 목사는 예수님처럼 더 낮은 곳을 향해 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었기에 고난의 일을 갔다. 당시 아버지의 품에 안겨 공산 치하 동독으로 갔던 어린 딸은 아버지의 철저한 신앙생활에서 자랐다.수학과 언어에 뛰어난 능력이 있었던 그녀는 동독의 물리학자로 대학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마침내 동서독이 통일된 후 정치에 참여하여 기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