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 소설의 향기/크리스천 교수의 글 91

남을 대접하라

산상수훈 묵상 39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당신께서 아버지가 아들에게 좋은 것 주듯이 좋은 것 주시지 않겠냐면서 갑자기 그러므로 남에게 대접받으려면 남을 대접하라하시니 어리둥절합니다. 남을 대접하는 것이 상대방에게 대접받기 위함이라니요? 그런데 한참 생각해보니 남이 대접하기 전에 먼저 대접하라는 것임을 깨닫게 되지요. 당신께서 무엇이든지 다 주는데 많은 이들이 저 사람을 대접하면 내게 무엇이 돌아올까? 생각하면서 대접하는 것은 우리가 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주위에는 처음에는 간도 이식해 줄 듯 하다가 쓸 모가 없어지면 언제 봤느냐는 듯이 고개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그리하는 사람들은 천국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당신을 사랑하듯이 이웃은 물론 원수까지도 사랑하라는 것이지요?

구하라, 찾으라, 두드리라

-산상수훈 묵상 38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라는 말씀이지요? 항상 깨어 기도하라는 뜻이기도 하구요. 그리하면 다 이루어 주신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우리는 아무 일 없으면 가만히 있다가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면 부리나케 해결해 달라고 기도하지요. 그래도 당신께서는 아버지가 아들에게 많은 것을 주듯이 이루어 주시고, 문을 열고 들어오라고 하시지요? 때로는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해도 묵묵부답으로 계시기도 하지요? 그리하면 우리는 원망하고 또 원망하다가 묵묵부답도 당신께서 주시는 응답이라는 것을 깨닫지요. 그래서 항상 깨어 기도하고, 기도하고 또 기도하라는 것이지요?

개에게 거룩한 것을, 돼지에게 진주를 주지 말라

-산상수훈 묵상 37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남 비판하지 말라고 하시다가 갑자기 개에게 거룩한 것을 주지 말고 돼지에게 진주 같은 보물을 던지지 말라하시니 정말 어리둥절합니다. 개와 돼지는 남이나 형제가 아닌 것이지요? 세상 어디든지 개나 돼지 같은 무리에게는 그렇고 그런 것들만 보인다는 뜻이지요? 그래서 그들에게 형제에게 주는 진주는 절대로 주지 말라는 것이지요? 세상에는 정말로 개딸도 많고 돼지아들도 많아서 분별없는 자들을 뒤통수치지요? 세상뿐만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그러한 무리로부터 상처받지 말라는 것이지요? 당신께서 주신 경건의 눈만 분명히 뜨고 있으면 개딸과 돼지아들 알아볼 분별력은 분명히 주시겠지요?

내 눈의 들보와 형제 눈의 티

-산상수훈 묵상 36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들보와 티의 크기를 어찌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당신께서는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형제의 눈에 티는 본다고 하십니다. 정말 억울합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이렇게 달려드는 나를 당신께서는 더욱 질책하십니다. 외식하는 자여 네 눈 속의 들보를 뽑아라 그래야만 형제의 눈 속의 티를 더욱 밝히 보고 뽑을 것이라 합니다. 어리석은 나 비로소 깨닫습니다. 내 눈의 들보는 나의 허물 형제 눈의 티는 형제의 허물 그런데도 나는 허물없다고 입 싹 닦고 형제의 허물에 거품을 무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가을에는 흰옷을

- 이향아 교수(호남대 명예) 가을에는 흰옷을 입어야지 미풍에 끄덕이며 잎이지는 나무처럼 겸손히 두 팔을 내리고 철없던 젊은 날의 방황은 끝나 모두들 돌아서는 성숙의 계절에 가을에는 달빛 같은 흰옷을 입어야지 육신의 빈궁 영혼의 남루를 당신에게 순종하는 눈물로 채워야지. 쭉정이는 모두 쓸어 불길 속에 사루는 참회의 시간 겸손히 흰옷을 갈아입고 서면 사랑이여,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 가을에는 허락하는 이의 깃발 같은 흰옷을 그 순결을 입어야지.

누가 의인義人인가?

산상수훈 묵상 35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사람들로부터 올바른 일 했다고 존경과 사랑 받아도 당신께서 옳지 않다면 의인 아니지요? 아침 마다 폐휴지 줍기 전 당신께 먼저 기도하고 동네 한 바퀴 돌면서 리어카 힘들게 끌어도 당신 보시기에 의로우면 그 사람이 바로 의인이지요? 그렇게 모은 돈 이름도 밝히지 않고 가난한 자들 위하여 쓰라면서 주민센터 창구에 맡기고 부리나케 빠져 나와 가슴 쓸며 또 당신께 기도하는 그가 방송에 성금 수 억 냈다고 사진 올리며 출석 교회와 직분도 밝히는 스타나 재벌총수보다 참으로 의인이지요.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 박두진 교수(1916-1998) 아무데서나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타올라 미쳐 뛰는 내 안의 마음이 잔잔하고 푸른 강으로 가라앉게 하소서. 아무데서나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노루처럼 비겁한 내 안의 결단이 칼날 진 발톱 사자처럼 영맹히 덮칠 수 있게 하소서. 아무데서나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사막처럼 파팍한 내 마음 메마름에 뜨거운 눈물 연민의 폭포강이 출렁이게 하소서. 아무데서나 당신의 눈에 부딪칠 때 아직도 못다 올린 새 깃발을 위하여 피 흘려 넘어져도 달려가게 하소서.

아버지의 소망

바울 평전 3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너는 예루살렘 성 그 거룩한 성으로 돌아가야 한다. 너의 그 총명한 머리로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처럼 벤야민 지파 첫 왕 사울처럼 훌륭한 사람 되어야 한다. 너는 이 아빠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헬라 말로 로마 장군들이나 부자들의 마음 사로잡고 또 사로잡아서 비싼 장막 팔 궁리만 하면서 돈 모으기에 혈안인 나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너는 조상의 땅 예루살렘 성으로 들어가 히브리인 중의 히브리인 바리새인 중의 바리새인이 반드시 되어야 한다. 심심할 때면 카누스강 배타고 내려와 큰 바다 지중해 왼쪽 가리키며 나에게 당부하고 또 당부하는 아버지 그 소망 거룩한 성 예루살렘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그 소망에 어느 새 아버지의 그 소망에 최면 걸리고 있었다.

내 고향 다소

-바울 평전 2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내 유년의 추억 간직한 소읍이 아닌 길리기아 다소. 클레오파트라가 카두누수 강 따라 요정 아포르디테처럼 노 저어와 안토니우스 만나 불같은 사랑 나누었던 그곳. 로마 장군에게 끌려온 노예를 조상으로 가진 아버지 장막 만드는 기술로 재산 모아 로마 시민권까지 얻게 된 그 곳. 강 따라 한참 내려가면 큰 바다 지중해와 만나는데 그 곳으로 나와 유대 땅으로 가라는 아버지. 나는 아버지의 장막 기술 익혀 아버지보다 더 부자가 되어 토러스 산맥을 넘어 서쪽 나라 로마로 가고 싶었다. 로마 장군들도 감탄한 그 손놀림으로 돈도 많이 벌고 로마 시민권도 얻게 된 그 기술 익히고 또 익히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