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77

모나리자

루브르 여왕님의 한국 행차 언제던가 70년대 덕수궁 미술관이었지, 아마 모두들 그림 앞에서 떠날 줄 몰랐었네. 미모의 의젓한 여인, 이 세상 언제 살았나 서양의 최고 미녀 크레오파트라와 달라 요염치 않은 미소로 세계인 사로잡았네. 모나리자 윗눈썹 없다는 세상 소문에 아무리 살펴봐도 확인할 수 없었으나 신비한 그녀의 미소 나의 평화로 깃들었네.

시조 2021.02.15

어르신으로 살아가기

나이 많아 저절로 어르신 되는 거 아냐 세상은 그런 사람 노인이라 부른다니 어르신 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네. 젊은이들 하는 짓이, 못 마땅하더라도 교훈하듯 말하면 잔소리로 들린다니 신인류 요즘 세대를 한탄만 할 수 없지. 입은 닫을수록 좋고, 지갑은 열수록 좋아 간섭보다 칭찬을, 충고보다 격려하면 어느새 내편이 되고 어르신 모신다네. 존경 받는 어르신이 세상에서 최고라네 학식으로 인격으로 신앙으로 멘토 되어 누구나 참된 삶의 길 열어줄 수 있기에 청춘은 꽃피는 봄, 어르신은 가을의 산 예쁜 꽃 지고나면 모두들 외면하지만 물 잘든 단풍을 보면 책갈피 꽂는다네. 오래토록

시조 2021.02.11

할망구와 할머니

팔십 고개 넘기고, 구십 바라보는 이 망구望九라는 존칭어로 불렸다던데 할망구 그 이름 석 자 장수자 명예일세. 전에는 팔순 넘긴 남정네 여간 드물어 여자에게만 부르는 명칭이 되었는데 할망구 그 이름 싫어 부르지 말라했네. 구순九旬 향해 장수하라는 참 좋은 이름 망구 바랄 망望인데, 망할 망亡으로 들린다며 할머니, 이 이름으로 부르라 해서, 그리 됐다네.

시조 2021.02.09

늙기도 서러운데

옛날엔 경로라며 노인 섬긴 좋은 풍습 요즘은 민주화란 평등사상 때문인지 노인을 우대하는 것 공원과 지하철뿐이네. 여론은 청장년들 의견만 귀담아 듣는지 여론조사 전화와도 노인이면 끊어버리니 무작위 여론조사라? 작위 여론조사네. 가난한 노인들 세대 몇 푼 도와주면서 보수여론 조성 말고 잠자코 있으라니 늙기도 참 서러운데 인권 분통터지네. - 2019. 7. 20(작시)

시조 2021.01.14

키우던 금붕어 방생하며

지난 날 내 어항에 키우던 금붕어 다섯 빛깔 크기 서로 달라 가족들 눈 즐거웠지 마음이 적적할 적엔 위안감 최고였지. 세월이 흐르는 동안 하나 둘씩 사라져 마지막 하나 남은 게 외롭고 안쓰러워 어느 날 막내 딸 아이 한강에다 방생했네. 고향으로 돌아간 금붕어 좋았겠지만 커다란 고기들 틈에 얼마나 버틸 런지 걱정도 태산이렸다 생명은 귀한 것이 - 2000. 4. 6(작시)

시조 2021.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