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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멍한 눈빛들

20여 년 전에 가서 본 신의주 건너편 중국 단동 시 그리운 그 이름 압록강변에서 북한 주민 아사자餓死者 속출할 때 한국교회 성도들의 뜻 모아 중국에서 산 강냉이 가루 80톤을 찬송과 기도와 말씀으로 예배드리고 하루 한 번 신의주로 가는 화물열차 6칸에 가득 실어 보내고 우리 일행은 작은 유람선 빌려 중국인 선장 안내로 신의주 항구 한 바퀴 돌아볼 때 본 북한 주민들 할 일이 없어 종일 강둑에 앉은 3,40대들 사진 찍지말라는 선장 당부에 아쉬었으나 바라보는 그 멍한 눈빛들 영영 잊을 수 없다. 강에는 오가는 배들이 하나 보이지 않고 강변에는 시뻘건 녹슨 고깃배들이 수십 척 그냥 매어 있는 것을 보고 그들의 고달픔과 처절한 삶이 엿보여 문득 측은지심惻隱之心 일어나 일주를 중단하고 그냥 돌아오고 말았다. ..

2021.03.20

말은 힘 입니다

태초에 ‘말씀’으로 천지만물 창조하신 하나님 말씀의 힘을 안고 태어난 신의 대리자 아담 뜻을 받들어 온 동식물들 찾아가 이름을 각각 부르면 그것이 그들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악마의 거짓말에 속아 범죄하여 본향 에덴동산을 잃어버린 인류조상 아담부부 이때부터 후손들의 말은 이기적, 탐욕말로 변질되어 자기만 제일이고 남을 저주하는 죄인들이 되었습니다. 하나님 아들 예수님, 인류 죄값 치루신 십자가의 보혈 그를 믿는 자, 죄 씻음과 그의 말도 바꿔진 새사람 되게 이제 부정적인 말보다 긍정적으로 말하는 자 되어 나도, 내 말을 듣는 사람도 함께 행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말은 좋은 사이가 되고 다정한 말은 다정한 사이가 되고 사랑하는 말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칭찬하는 말은 서로 칭찬하는 사이가 되고..

2021.03.14

어느 은퇴목사의 참회

- 사순절 명상 얼마나 주님을 사모했을까 사도 바울의 몸에 나타났던 예수 고난의 흔적 그러나 내 손바닥에는 아직 못 자국 하나 없다. 얼마나 주님을 닮으려고 했을까 성 프랜시스의 몸에 나타났다는 예수 고난의 흔적 그러나 내 몸에는 이제껏 고난의 흔적 하나 없다. 어쩌다 통풍이 도져 걷지 못할 때 절룩거리며 병원으로 달려가는 나약한 목사 그분의 상한 허리에서 속죄贖罪의 강이 아직도 흐르고 있는데 난, 아직 조그만 상처 하나 없다. 사명을 따라 45년 간 바쁘게 달려왔지만 누구를 위한 목회였을까 은퇴목사의 참회懺悔.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 하나님의 교회에 채우려는 사람아, 주님의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운데 어찌 하려나 아, 다시 시작하고 싶다. 아, 다시 시작하고 싶다. - 소솔 제2시집 수록(2019)

2021.03.13

양귀비꽃 2

- 꽃 양귀비 언젠가 미국 LA의 교외에서 본 큰 벌판 가득히 춤추는 새빨간 꽃 매혹적이나 어쩐지 애처로워 친구에게 물으니 양귀비꽃(poppy) 알고 보니 본 이름은 ‘우미인 초草’ 나는 이해한 듯 미소한다. 청초한 미모로 항우項羽의 애인 되어 천하를 다투는 결정적 전쟁에서 패한 그를 위해 주안상酒案床 잘 베풀어주고 남몰래 강물에 뛰어든 우희虞姬 그녀의 무덤에서 핀 양귀비 유사한 꽃 모양새 비슷하면 ‘개‘라고 앞말 붙인 우리네 우虞미인은 오직 애인 위한 요조숙녀의 삶 ‘위안’이란 꽃말이 너무 잘 어울리는 개 양귀비꽃 씨앗에서 즙이 나와 해열제 특효 즙, 사람을 살리는 약 청초한 매력의 미인, 그 꽃도 닮아 그의 삶처럼 그 영향은 더 아름다워 언제부터일까 사람들은 꽃 이름 바꿔 ‘꽃 양귀비’라고 그의 착함..

2021.03.04

세상이 향기로운 것은

세상이 향기로운 것은 이름 모를 많은 풀꽃들이 그 향기 토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이름보다 낮은 곳에서 하늘 우러르며 향기 지닌 풀꽃처럼 짓밟혀도 곧 일어서는 꿋꿋함 지닌 풀꽃처럼 외로워도 그리 살고 싶다. 그 향기가 탁한 공기 정화하고 그 꿋꿋함이 남에게 용기가 되어 잔잔한 평화로 스며든다면 나는 결코 외롭지 않으리 하늘이 심어준 위로 있으니 하늘이 안겨준 평화 있으니.

2021.03.03

겨울 가고 봄이 오네

겨울이 가네. 겨울이 가네 흰 구름처럼 겨울이 가네. 쌀쌀한 바람 싫지만 함박눈 소복이 내리면 어릴 적 향수에 젖어 마음이 조금은 설레었지 꽃송이 하나 볼 수 없던 겨울이 가네, 겨울이 가네 흰 구름처럼 겨울이 가네. 봄이 오네, 봄이 오네. 초록 이슬처럼 봄이 오네 꽃샘바람 싫지만 봄비 사르르 내리는 날 시골 어머니 생각에 그리움이 차오르네 꽃송이 가득 피우려고 봄이 오네, 봄이 오네 초록 이슬처럼 봄이 오네. ----------------------------------

2021.03.02

양귀비꽃 1

- 독 양귀비 어느 야산에서도 풀꽃은 눈에 뛰지만 꽃박람회에서는 눈에 띄는 꽃 쉽지 않다. 문득 내 시선이 머무는 고혹적인 새빨간 꽃 명찰에는 양귀비꽃 본 이름은 ‘양귀비 초草’ 그의 이름 보고서야 꽃 생태의 흐름을 알고 내게서 미소가 사라진다. 유난히 고혹적인 미모로 당唐 현종玄宗을 사로잡아 나랏일 뒷전, 백성들의 아우성에 안록산 반란 일어나 나라 기울게 한 경국지색 죗값으로, 황제의 명으로 스스로 목매어 죽게 한 양귀비 그녀의 무덤에서 핀 꽃 앵초櫻草 씨에서 나오는 즙은 마약 아편阿片으로 먹는 자, 폐인 되어 죽어가는 독초毒草 이를 어쩌나, 미인이 독을 품으면 그래서일까 언제부터, 사람들은 양귀비꽃을 ‘독毒 양귀비’라고 부르고 지각 있는 나라마다 독 양귀비 추방하니 나도 독 있는 존재일까? 날마다 반..

2021.02.24

말은 꽃입니다 1

우리의 말은 꽃입니다. 예쁜 말은 예쁜 꽃을 좋은 말은 보기 좋은 꽃을 情다운 말은 情다운 꽃을 福을 빌면 福스러운 꽃을 칭찬하면 칭찬할만한 꽃이 우리 마음에서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행복하지요. 우리말을 듣는 사람도 행복하지요. 나쁜 말은 나쁜 꽃을 흉한 말은 흉한 꽃을 욕하면 욕스런 꽃을 더러운 말은 더러운 꽃을 저주하면 저주스러운 꽃이 우리 마음에 고스란히 피어나지요.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불행합니다. 우리말을 듣는 사람도 불행합니다. 속담에 ‘말이 씨가 된다’고 했어요. 우리가 하는 말이 씨앗이 되어 내 마음 밭과 듣는 마음 밭에 떨어져 계속 자라서 꽃을 피우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말은 꽃입니다. 나도, 내 말을 듣는 사람도 마음에 행복한 꽃을 지닐 수 있게 언제나 아름다운 말..

2021.02.17

신앙인의 행복

이어령의 ‘제비가 물어다 준 신앙의 박씨’를 읽고 “왜 제비는 새들이 무서워 접근하지 않는 사람의 집 처마 밑에다 둥지를 틀까?“ 이런 의문을 품은 소년시절 답 없는 의문만을 쫓아다니던 청년시절 이런 의문들이 남다른 지성을 낳아 대학 교수로, 문학평론가로 우뚝 선 석학 이어령 교수! 그의 도전적 이론에 함구하는 전통학설들 예리하고 기발한 지성은 상아탑 왕자로 우뚝 서 출간한 작품마다 젊은이들의 피 끓게 하고 서적마다 베스트셀러로 지가紙價를 높였으나 그가 해결할 수 없는 딸의 실명失明 앞에 ‘어느 무신론자의 기도’를 발표하고 마침내 70넘어 세례 받고 크리스천이 되자 어릴 때 품은 의문의 답, 성경에서 찾았다. - 나의 왕, 나의 하나님,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제단에서.....제비도 새끼 둘 보금자리 얻었..

2021.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