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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파티

수박 씨 뿌리고 가꾸기 두달여 아기 주먹만한 몸속으로 더운 햇볕과 지열을 흡수하고 자꾸만 불 지피더니 어느 날 시원한 진한 녹색 띠 돌돌돌 두른 커다란 여름덩이로 뜨겁게 뒹군다. 마침내 젊은 주인 내외 환히 웃으며 백여 통 따서 농협에 팔고 다섯 덩이 집에 가져와 냉장고나 찬 우물에 넣고 이튿날 무더운 날 노인정에 모신 동네 어른들께 가슴 활짝 열어젖히고 여름덩이 잔치 할 때 - 와, 잘 익었다. - 야, 맛있겠구나. 환하게 피어나는 새빨간 웃음 따라 어른들 얼굴에 피는 주름진 웃음꽃들... - 박서방, 고생 많이 했슈. - 다 어르신들 덕택이지유. 서로 먹으라고 권하는 사이 무더위는 기가 꺾여 사라지고 살맛나는 세상이 되어간다. - 더운데, 시원한 수박 좀 드시지요.

2021.07.08

미국 어느 한인교회 1

미국어느 한인교회 - 미니 오케스트라 가족들 만나러 떠난 미국 남동부 테네시주 내쉬빌 한국처럼 날씨가 엇비슷해서 좋다. 주일마다 교회에 가면 신자는 늘 30여명 작은 교회지만 예배 중 나를 놀라게 한 찬양대원들 회중석 앞줄에 악기 하나씩 들고 앉아 피아노 소리에 맞춰 바이올린, 첼로, 플롯, 키보드, 기타, 베이스기타와 드럼까지 회중과 함께 찬양하다가 대표기도가 끝날 무렵이면 재빠르게 흰가운 입고 성가대석에 조용히 모여 지휘자 인도로 화음이 잘 된 성가로 하나님께 영광, 신자들에게 은혜 전달하는 10여 명의 찬양대원들 목소리로만 찬양하는 성가대보다 각종 악기와 찬양하는 큰 교회가 부럽더니 여기 미국의 한 작은 한인교회에서 미니오케스트라 찬양에 은혜 받아. 감동이다. 큰 교회, 작은 교회 가리지 않고 온 ..

2021.07.06

칠월 초하룻날의 기도

칠월 초하루 이른 아침 6월 한달 코스를 마치고 한해의 절반 코스를 마치고 이제 후반을 스타트하는 시간 새해 첫날에 빛의 사람으로 살겠다던 그 결심이 아직도 유효한지 한해의 반경半徑에서 점검할 일이다. 거룩하신 주님 앞에 부끄러움 없는지 남을 나보다 낫겨 여기고 사랑했는지 말씀 앞에 엎드려 묵상하면서 잘못된 것 생각나거든 무릎을 꿇자. 지금도 흐르는 주님의 보혈 의지하고 환한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자.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 이전 것 다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로다.‘* 말씀 붙잡고, 새사람으로 일어서자. 내 안에 주님 함께하심 확신하고 스스로 담대히 외치자. Just Again! Turning point Again! 하늘 우러르는 자에게 독수리처럼 새 힘을 주시는 하나님이 늘 함께 하시..

2021.07.01

나의 사랑하는 나라

나의 사랑하는 나라 - 김광섭(1905~1977) 지상에 내가 사는 한 마을이 있으니 이는 내가 사랑하는 한 나라일러라 세계에 무수한 나라가 큰 별처럼 빛날지라도 내가 살고 내가 사랑하는 나라는 오직 하나뿐 반만 년의 역사가 혹은 바다가 되고 혹은 시내가 되어 모진 바위에 부딪쳐 지하로 숨어들지라도 이는 나의 가슴에서 피가 되고 맥이 되는 생명일지니 나는 어데로 가나 이 끊임없는 생명에서 영광을 찾아 남북으로 양단되고 사상으로 분열된 나라일망정 나는 종처럼 이 무거운 나라를 끌고 신성한 곳으로 가리니 오래 닫혀진 침묵의 문이 열리는 날 고민을 상징하는 한 떨기 꽃은 찬연히 피리라 이는 또한 내가 사랑하는 나라 내가 사랑하는 나라의 꿈이어니.

2021.06.29

남이 나의 거울인 것을

- 저 사람 말, 다 거짓이야, 지적하면서, 나 자신 거짓말쟁이 임을 몰랐네. - 저 사람, 아주 못된 인간이야. 판단하면서, 나 자신 악한 자임을 몰랐네. - 저 사람, 교만한 자식이야. 비웃으면서, 나 자신 오만한 자임을 몰랐네. - 저 사람, 믿음 없는 사람이야. 따돌리면서, 나 자신 믿음 있는 체함을 몰랐네. - 저 사람, 인정 없는 냉혹한 인간이야 삿대질하면서, 내게 잘못한 자는 용서하지 않았네. 유리로 보듯 남의 눈 속의 티는 잘 보이는데, 왜 내 눈에 박힌 들보는 볼 수 없을까? 남의 나쁜 아이를 보면 내 아이를 살펴보듯 타인이 곧 나의 거울임을 알게 하소서 이 죄인을 용서하소서. 이 죄인의 눈물 받으소서. - 2019. 01. 14

2021.06.29

보름달

초승달은 몸이 가냘프고 예쁜 소녀입니다. 보름달은 환하고 씩씩한 청춘의 기상입니다. 그믐달은 목숨이 사위어가는 노인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바빠도 사람들은 고개 들고 보름달은 꼭 찾습니다. 때론 훤출한 대장부 같아 수많은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보름달 아래 노래 부르고 춤추게 합니다. 우리의 '강강수월래‘가 그것입니다. 때로는 천하미인 양귀비 같아 강물에 찾아 온 그녀를 품어보려다 당나라 이백 시인은 몸과 마음 빼앗겼습니다. 수 만년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를 짝사랑하여 울기도, 또 웃기도 했을까요. 보름달은 밤을 밝히는 작은 해 하나님의 손가락에 불과한데 왜 사람들은 그분을 찾지 않고 그분의 손가락만 사모할까요?

2021.06.26

영원한 사랑

사랑하기 전에는 나 밖에 몰랐어요. 어릴 때부터 우리 집 왕이었으니까요. 그분을 만난 후 부터 나는 알았어요. 나는 죄인이라는 사실을 그분을 사랑하고부터 나는 변했어요. 내가 존중해야 할 분이 있다는 걸 믿음의 고귀함도 범사에 감사함도 항상 기도할 줄도 알았고 인생의 소중함도 하늘의 소망도 사랑의 기쁨도 알았어요. 그분 때문에 이 세상 모든 것 다 사라져도 오직 영원한 것은 하늘 사랑뿐인 것을 고백할 수 있으니까요. - 소솔 제2시집 수록(2019)

2021.06.24

소소한 감사

누가 책 보내오면 전화로 먼저 감사하고 감동되는 글은 이메일로 감사하고 내가 쓴 책 보냈을 때 누가 전화나 이메일 화답하면 오히려 내가 더 감사하다 말하고 설교 들을 때 깨달음 오면 ‘아멘!’하고, 주님께 감사한 후 그렇게 살 것을 굳게 결심하고 찬송할 때 감동이 오면 두 손 어깨 높이로 찬양하며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 드린다. 나이가 많고 높아진 신력信歷에도 어린이처럼 동심으로 소소한 감사 찾으면 내 삶은 금싸라기처럼 늘 변하리. - 상록수문학(2015-가을호) - 소솔 제2시집 수록(2019. 04)

2021.06.23

그런 꽃이고 싶다

예배 마치고 우리 내외 차에 오르자 여 집사 한 분 다가와 S병원 가는데 태워달란다. - 예, 타시지요. 방향이 같아 웃으며 꽃을 안은 그분 모셨는데 차 안은 향기로 가득했다. 그분이 병원 앞에 내리며 꽃다발 안고 내렸으나 향기는 차 안에 두고 그냥 가셨다. 잠시 모셨는데 며칠 동안 차 안 향기로 남은 꽃 나도 그런 꽃이고 싶다. 그런 향기이고 싶다.

2021.06.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