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겨우살이를 아세요

유소솔 2021. 2. 1. 21:44

흰 눈이 덮인 산과 들

세상이 새하얗게 변해서

참 아름답지만, 그러나

 

- 새들은 겨울에 무얼 먹고 살까요?

내가 궁금한 것을 묻자

 

“ 겨우살이를 먹고 살지.”                                                       

아빠의 대답.

 

- 겨우살이가 뭐예요?

“ 글자 그대로,

  겨울을 살게 하는 나무지.“

 

- 그런 나무가 있어요?

“ 있지. 참 신기한 나무야.

 

- 좀 자세히 가르쳐 주세요. 아빠

" 엄마도 알 거야, 

그 말에 엄마가 고개를 저었다.

 

"겨우살이란 말은 들었지만

 내 눈으로 아직 보지 못했어, 미안해.

- 그럼, 아빠가 말씀해 주세요.

 

그래, 그럼. 나무마다 가을에는 잎도 지고

  열매도 다 떨어지지만

  잎이 지지 않는 나무도 있지,

  그런 나무를 뭐라고 하지?“

 

- 아, 상록수요. 소나무 전나무 같은...

“ 맞아. 그 상록수 중에 겨우살이가 있어.

  이 나무는 혼자 땅에 뿌리내리지 못해

  대나무, 밤나무, 팽나무에 붙어서 살지.

 

- 참 이상한 나무네요.

“ 그렇지? 이 나무는 3월에 노란 꽃을 피우고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지니고 살아.

 

- 아, 그래서 상록수군요?

“ 그래. 열매도 있지.

  언제 열매 맺는지 아니?”

 

- 아, 겨우살이니까 겨울에요.

“ 맞아. 겨울에서도 가장 추운 1월에야

  노랑 열매를 아주 많이 맺지. 왜 그럴까?

 

- 응, 추운 겨울에 새들을 먹이려고요.

“ 맞아. 눈이 많이 오면 온 세상이 눈에 파묻혀

  새들의 먹을거리가 하나도 안 보이거든.

  그런데 눈에 잘 띄는 노랑 열매가 보이니

  새들이 얼마나 좋아하겠니?

 

- 아, 그래서 새들이 겨울을 살 수 있군요. 아빠.“

“ 그래서 나무 이름이 겨우살이 아니니”

 

- 참, 겨우살이는 착한 나무예요.

“ 그런데, 단비야.

  아무 것도 없는 겨울에도 이렇게 새들을 먹이시는

  사랑 많으신 분이 계셔. 그분이 누구시게?“

 

- 그런 분이 세상이 계셔요?

“ 그럼. 단비야. 그분이 누군지, 우리 찾아보자.

  여기 성경 마태복음 6장 26절이야. 네가 읽어봐.                                               

 

= 하늘에 나는 새를 보아라.

새는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쌓아두지도 않는다.

그러나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새들을 먹이신다.

너희는 새들보다 훨씬 더 귀하지 않느냐?

그러니 무얼 먹을까, 무얼 입을까 걱정하지 말아라.

 

“ 단비야, 그분이 누구지?”

- 아, 하나님 아버지요.

“ 맞아. 추운 겨울에도 겨우살이로 새들을 먹이시는 분.

  그 사랑 많으신 분이 우리 아버지라니, 믿어지니?“

- 아빠 엄마가 나를 언제나 먹여주시는 것처럼

  새들의 아빠는 하나님이시니 먹여주시지요.

"그래 맞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행복해요.                                                                                     

“ 왜?”

- 하늘에는 나를 보호하시는 하늘 아버지가 계시고

  땅에는 나를 사랑하시는 우리 아빠 엄마가 계시니까요.

 

아빠는 그 말에 흐뭇한 웃음을 날리다

단비의 머리를 곱게 쓰다듬었습니다.                                                   

 

“ 단비야, 이 아빠도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쟎니?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바로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믿고, 부르는 사람들이지. 우리 가족처럼“

- 알겠어요 아빠. 난 평생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를거에요.

"그래? 난 오늘처럼 행복했으면 좋겠구나.

 

아빠는 웃으면서 단비를 덜썩 안았습니다.

엄마도 옆에서 단비와 아빠를 함께 끌어안으며 말했습니다.

"우리는 평생 하나님의 아들 딸로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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