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노래 이진호(한국글사랑문학회장) 한 마리 두 마리 ........... 전깃줄에 제비가 앉는다. 하나 둘 셋 까만 음표가 늘어간다. 오르며 찌지꿀 내리며 쪽쪼글 음표 보고 부르는 종달새 노래에 보리싹이 큰다. 살구꽃이 핀다. 동시 2023.03.24
봄은 옷 디자이너 - 유소솔 봄이 오면 나무마다 먼저 파란 새싹 옷 입히고 벚꽃엔 흰 옷을 개나리엔 노랑 옷을 진달래엔 보랏빛 옷을 매화엔 흰옷과 빨강 옷 입히는 봄은 꽃들마다 몸에 딱 어울리는 신기한 옷 디자이너다. 나도 몸에 딱 어울리는 옷 하나 부탁하고 싶다. 동시 2023.03.16
꽃씨 - 김완기(한국아동문학회 고문) 몰래 겨울을 녹이면서 봄비가 내려와 앉으면 꽃씨는 땅 속에 살짝 돌아누우며 눈을 뜹니다. 봄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쏘옥 손가락을 집어넣어 봅니다. 꽃씨는 저쪽에서 고개를 빠끔 얄밉게 숨겨 두었던 파란 손을 내밉니다. 동시 2023.03.06
3월이 왜 좋을까 - 유소솔 여름 가을 겨울 긴 세월을 웅크리고 있다가 3월에야 부스스 눈 비비고 활짝 웃는 꽃들 누나 입술처럼 새빨간 홍매화 눈처럼 흰 벚꽃 엄마 살결처럼 새하얀 목련꽃 너무나 좋아 아, 그래서 봄이 좋은가 보다. 모두가 기다리는 3월이 그리 좋은가 보다. 동시 2023.03.04
2월 아가씨, 안녕! - 유소솔 2월은 참 좋은 아가씨 아이들이 무척 기다리는 3월의 봄 아가씨를 안녕! 하고 얼른 데려 오기에. 2월은 참 착한 아가씨 좋은 봄 빨리 맞으라고 자기 날 2일마저 내버리고 안녕! 하고 얼른 달아나기에. 동시 2023.02.28
봄 봄 봄 - 최정심 아직도 추운데 봄이 왔다고? 눈으로만 말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껴봐 사박사박 땅 속의 작은 움직임이랑 사륵사륵 나무들이 물 긷는 소리 말고도 널어놓은 빨래에 잡히는 바람결 눈으로 보는 봄도 좋지만 귀로 살갗으로 조용히 다가오는 봄은 더 신비스럽거든. 동시 2023.02.27
토끼의 겨울은 - 유소솔 겨울산의 눈밭에 토끼가 왔었나봐 먹이 찾아 헤매다가 그냥 간 어지러운 발자국 토끼는 겨울에 무얼 먹고 사나? 세 잎 파란 토끼풀 봄은 아직 멀었는데... 배추 잎도 먹는 다면 집에 있는 배추 잎들 엄마한테 말하고 저 눈밭에 던져 놓을 텐데... 동시 2023.02.24
봄이 오는 길 - 유소솔 누구나 2월이 되면 봄 아가씨를 기다리는데 나는 알지 봄 아가씨가 오는 길을. 봄 아가씨는 사람들이 많고 높은 건물 가득한 곳 싫어 조용하고 향기 나는 큰 들판과 나무 많은 숲을 좋아하지. 들판에 아지랑이 먼저 피워 놓고 이름 없는 풀꽃들 곱게 피운 후에야 천천히 도시로 가는 거야. 봄이 오는 길 어떻게 알았느냐고? 할아버지가 일러주셨으니 아무도 몰라, 나만 알지. 동시 2023.02.20
간호사 박승일 (1941~ 2021) 주사 맞기 싫다고 징징 10살 초등학생도 70살 할아버지도 엄살 아양 투정 짜증 간호사 앞에선 모두가 아기 간호사는 모든 환자의 언니 누나 애인 엄마 모두 돼줘야 한다. 동시 2023.02.16
별 똥 - 윤일광 누구나 똥은 더럽다고 피한다. 똥이란 말도 기분 나쁘다 한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별똥을 보면 “와~ ” 소리 지르고 아주 멋있고 기분 좋다고 한다. 같은 ‘똥’인데 하늘에서 싸면 좋은가 보다. 동시 2023.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