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224

모과 꽃처럼

- 유소솔 “꽃 중에서 가장 향기가 진한 꽃은? - 응... 백합화 “꽃 중에서 가장 향기가 없는 꽃은? - 응... 모과 꽃 “과일 중 가장 향기가 진한 것은? - 응... 모과 “ 향기 없는 모과 꽃에서 어떻게 향기 진한 모과가 생겨났을까? - 응... 모과가 꽃 향을 다 빼았었기 때문에 “그건 아니지. 모과에게 꽃이 향을 몽땅 양보한 거겠지. - 엄마 말이 맞아요. 나도 모과꽃처럼 동생에게 가끔 양보할게요.

동시 2023.07.19

발 노릇 잘 할게요

신현득(90세, 1960년 조선일보 등단) 발이 몸무게에 눌리고 신발에 갇혀 지내는 거 아시죠? 그래도 발, 나는 불평을 않죠. 아래에서 위쪽을 받치는 이는 누구나 힘들어요. ‘고마운 발’ 그렇게 생각해 주세요. ‘내 몸을 그 위에 세우고 내 몸을 날라주잖어?’ 그런 생각, 하세요. 고린내 난다고 나무람 말고 씻어주고 어루만져주세요. 발 노릇 잘 할게요. 발톱 깎아주고 예쁜 양말도 신겨주세요, 네.

동시 2023.07.07

무서운 아이들

- 구경분(계간 아동문학 동시 등단) 학교 잃은 물건 보관소 ‘주인을 찾습니다’엔 일주일이 넘도록 새 필통이 그대로 있다. 연필이 가득 들어 있는데 예쁜 지우개도 있는데 귀여운 자도 있는데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 언제부터였는지 푸른 잠바도 귀퉁이가 조금 잘린 책받침도 멜로디언 리코오더 탬버린까지 만물상을 차린 채 그대로 있다. 내 물건이 소중하지 않은 아이들 내 친구도 소중하지 않음 어쩌나? 내 부모도 소중하지 않음 어쩌나? 내 나라도 소중하지 않음 어쩌나?

동시 2023.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