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 31

땅 위의 온갖 것들

땅의 노래 (2) -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당신께서는 셋째 날 분주히 그대 위에 풀과 씨 맺는 채소 그리고 열매 맺는 나무 만드시고 또 한 번 감탄하신다. 이렇게 하루에 두 번이나 감탄하신 깊은 듯 그대를 무엇보다 먼저 만드신 그 깊은 뜻 깨닫기는 아직 이르다. 넷째 날의 해와 별 그리고 달 다섯째 날의 새와 물고기 드디어 여섯째 날의 짐승과 당신께서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드시고는 감탄하시고 마지막에는 만드신 모든 것 보시고 심히 감탄하시며 사람에게 맡기시어 모든 것 다스리게 하시기 위하여 그대를 그렇게 고심하며 만들었을까? 그대 위의 온갖 것들 그대 위에서 자라고 번성하며 그 온갖 것들 사람이 다스리게 하시며, 먹을거리로 주시며 그것들의 이름까지 짓게 하시는 당신의 깊은 뜻 조금이나 깨닫게 되..

순례자

순례자 - 한경직 목사(1902~ 2000) 인간은 매일 매일 길을 가는 나그네이다. 하루의 삶은 하루의 길을 의미한다. 인생의 길은 일방도로이다. 다시 말하면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또 이 길에는 스톱사인도 없다. 쉬어갈 수도 없다 계속 가야만 한다. 이 길에서 아기가 자라 학생이 되고, 학생이 자라 청년이 되고, 청년이 자라 중년과 노년에 이른다. 또 이 길은 항상 순탄하지 못하다. 넓은 들이 있는가 하면, 태산준령도 있다. 음침한 골짜기도 있고 앞길을 가로막는 큰 강도 있다. 항상 개인날도 아니다. 비바람 치는 폭풍우도 있다. 항상 온화한 봄날도 아니다. 백설이 분분한 겨울철도 있다. 그러나 이 길은 누구나 피할 수가 없다. 괴로우나 즐거우나 이 길을 계속 가는 것이 순례자 인간의 운명이..

칼럼 2022.07.19

그대 오시라

그대 오시라 - 채희문 그대 오시라, 빗발처럼 오시라 한 여름 무더위를 식히며 퍼부어대는 장대비처럼 오시라, 와서 메마른 이 가슴에 한바탕 파도로 물결치시라. 그대 오시라, 눈발처럼 오시라 겨울밤 소리 없이 내려 쌓이는 함박눈처럼 오시라, 와서 적막한 이 가슴에 황홀한 눈보라를 일으키시라. 그대 오시라, 질풍처럼 오시라 먹구름 한 순간에 찢으며 내리 꽃히는 번갯불처럼 오시라, 와서 갈급한 이 가슴에 절정의 벼락불을 때려주시라. 아,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 촛불처럼, 가쁜 숨결로 타들어 가는데 그대 오시라. 사랑이여, 어서 빨리 달려오시라.

2022.07.18

코로나 재 확산 극복의 비결

요즘 코로나가 다시 유행한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이때 우리에게 찾아오는 질문은 “코로나 유행은 언제 끝나나요?”일 것입니다. 현대 과학기술이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답은 “그것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입니다. 그렇다고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코로나 유행의 종식 조건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인류의 70~80%가 ‘동시에’ ‘고르게’ 면역을 획득한 상태를 수 개월간 유지하면 됩니다. 문제는 ‘동시에’, ‘고르게’ 라는 것입니다. 이미 3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까지 40%의 인류가 아직 한 번도 백신 접종을 못 하고 있습니다. 백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백신 연구개발 위해 엄청난 공적자금을 지원받고도 가난한 국가들을 위해 치료약 복제를 무상으로 허용하지 않는 제약회사들의 탐욕이 있..

장엄한 일몰

장엄한 일몰日沒 - 김소엽(대전대 석좌교수) 해의 죽음을 보았는가 해는 장엄하게 죽어서 해는 다음날 다시 태어난다. 당신의 늙음 곁에 가만히 당신 손등 어루만지는 햇살처럼 당신의 불면의 밤 조용히 차올라 당신의 침상을 지키는 보름달처럼 신神을 모두 떠난 빈자리에 소리 없이 당신 옷깃에 스며드는 바람처럼 나는 당신 곁에서 일몰을 지키리 가득 그리움 번져 타는 진홍의 색깔로 당신 가는 길 수 놓은 노을처럼 장엄하고 아름다운 일몰을 지키리.

2022.07.16

땅의 노래 서곡序曲

땅의 노래(1)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당신께서 그대를 처음으로 창조하셨다. 비록 혼돈하고 공허하여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당신의 영은 수면위에 운행하셨으나* 그대는 이렇게 당신의 천지창조에서 맨 처음으로 수행하신 역사役事. 우선 혼돈과 공허로 형체 알 수 없도록 그대 만드시고 이어 빛과 어둠 만드시고 이름까지 붙이시고 그대는 이름도 없이 첫째 날을 보내고 둘째 날은 하늘 만들기와 하늘 위와 아래 물 나누기에 분주하셨는지 당신께서 그대 이름 짓지 않으시고 드디어 셋째 날 하늘 아래 물을 한군데로 모아 바다라 이름 붙이시고 그대를 땅이라 이름 부르시며 비로소 당신께서 처음으로 “보시기에 좋았더라” 감탄하신다. 왜 이리 3일 동안이나 고심하셨을까? 그리고 드디어 형체를 드러내게 하시며 이름 짓고 감탄하..

노래(한경직 목사)

노래 - 한경직(1902~2000) 새들만 노래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도 노래한다. 노래를 잘 부르는 이들을 가수, 성악가라고 한다. 이들이야 말로 스스로 행복할 뿐 아니라 듣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을 가져다 준다. 그런데 이런 천재적 음악가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 조금 깊이 생각해 보면 인간은 누구나 노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에 모두 음악가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마음으로 노래를 부를 수 있어야 한다. 노래가 없는 마음, 그 얼마나 쓸쓸하고 외로울까? 인간은 누구나 노래를 불러야 하고, 노래가 언제나 그 마음에서 떠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우리는 어떤 노래를 부르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노래는 우리에게 미래와 성취에 큰 영향을 준다. 좀 연로한 이들은 일제치하..

칼럼 2022.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