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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햇살과 나

시바다 도요(일본 100세 시인)  바람이유리문을 두드려문을 열어 주었지. 그랬더니 햇살까지 따라와셋이서 수다를 떠네. - 할머니혼자서 외롭지 않아? 바람과 햇살이 묻기에 - 사람은 어차피 다 혼자야나는 대답했네. 그만 고집부리고편히 가지는 말에 다 같이 웃었던오후-----------------------------------------------------------'시바다 도요' 시인은 100세(2014)에 시집을 출판, 100부 팔린 베스트셀러가 된 작가였다.지금은 생사를 모르지만 늘 긍적적인 생각으로 시를 창작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이었다.(소솔)

2024.12.27

크리스마스와 우리 집

김현승(1913-1975, 숭실대교수 역임) 동청冬靑 가지에까마귀 열매가 달리는빈 초겨울 저녁이 오면호롱불을 켜는 우리 집 들에 계시던 거친 손의 아버지그림자와 함께 돌아오시는마을 밖의 우리 집 은 접시와삼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없어도웃는 우리 집모여 웃는 우리 집. 소와 말과그처럼 착하고 둔한 이웃들과함께 사는 우리 집 우리 집과 같은베들레헴 어느 곳에서우리 집과 같이 가난한마음과 마음의 따스한 꼴 위에서 예수님은 나셨다.예수님은 나신다.

2024.12.25

축제의 노래

박이도(시인, 경희대 교수 역임) 호롱불 내어 걸고성탄송을 맞이하던그 새벽어둠의 깊이를 재듯내 마음을 맑히는눈이 내리고 뜬눈으로 기다린천사들이 모여와내 뜨락에 서서노래 부른다 발자국 소리도 기침소리도어둠 속에 묻히고 오직, 성탄의 기쁨축제의 노래가하늘에서 내린다내 마음을 적시는... -------------------------------------------------------------------------------------광복 이전 평북 선천에 있는 시골교회에서 유년주일학교 시절에 겪은 성탄절을 회상하며 쓴 성탄 시이다. 그는 광복 이듬해에 공산주의의 학정을 피해 가족이 소련군이 지키는 38선을 넘어 와 1962년 시인으로 등단한 교수시인이다.(소솔)

2024.12.24

하늘의 기도

엄원용(인사동문협 회장 역임) 오늘도 하나님께 기도드린다아무 응답이 없으시다. 내 기도소리가 안 들리시냐고 물으니안 들리는 것이 아니라 안 듣는다고 그러신다. 세상적인 기도가 아니라하늘의 기도를 드리라고 하신다. 하늘의 기도는 어떻게 하느냐고 물으니남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것이라고 그러신다.그러면 사랑의 기도가 저절로 나온다고 하신다.

2024.12.23

음악이 없어도 춤춘다

김영진(전 한국기독교문협 이사장) 바람 한 점 없이숨죽인 고요 속에춤을 추는 나뭇잎목숨의 가락이다꿈의 손짓이다. 하늘도 눈 감은메마른 땅 위로떨어지는 꽃씨신의 숨결이다영원으로의 회귀다. 거친 물줄기를 거슬려모천으로 돌아가는연어의 처절한 투혼죽음으로 큰 삶을 이루는찬란한 개선이다. 오오 희망이 있으면 음악이 없어도 춤춘다나뭇잎처럼꽃잎처럼.------------------------------------------------------------------------------------------------춤꾼들은 음악이 있어야 춤을 춘다. 음악이 없이도 춤을 추는 것은 신바람이 날 때다. 우리도 하늘 소망의 활력으로 춤을 출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소솔)

2024.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