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186

말씀을 가르치는 스승을 존경하며

교회학교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 봉사하는 부서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유치부 교사들은 멍이 가시질 않는다고 호소하며, 안아달라는 아이, 같이 뒹굴고 놀아달라는 아이들을 상대하느라 힘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자 초등학교 고학년 소년부 교사들은 오히려 부럽다는 표정을 짓는다. 유치부 아이들은 예쁘기라도 하다면서, 소년부 아이들은 독특한 취향을 고집하며 미운 티를 팍팍 내는데 너무 버겁다고 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중등부 교사들이 “우린 ‘외계인’을 상대하고 있다”라고 했다. 검은 옷과 같은 색 마스크로 무장한 채 고개도 들지 않고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가 버린 중학생들은 정말 외계인 같다는 것이다. 그러자 고등부 교사들은 "우리는 학생이 아니라 ‘상전’들을 모시고 있다"고 했다. 압권은 영아부 교사들이..

이제는 부모의 손 잡아드릴 때입니다.

󰋮 The 행복한 생각 󰋮 ‘이어령의 80초 생각 나누기’ 라는 작은 책이 있습니다. 거기에 아버지와 까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고요한 가을날 까치 한 마리가 뜰로 날아왔습니다. 치매가 있는 노인이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얘야, 저 새가 뭐지.” “까치요.” 아버지는 조금 후 다시 묻습니다. “얘야, 저 새가 뭐지.” “까치라니까요.” 아버지는 창밖을 보시더니 또 묻습니다. “얘야, 저 새가 무슨 새라고 했지.” “몇 번이나 대답해야 아시겠어요. 까치요, 까치라고요.” 그때 옆에 계시던 어머니가 안타까운 듯 말씀하셨습니다. “아범아, 너는 어렸을 때 저게 무슨 새냐고 100번도 더 물었지. 그때마다 아버지는 ‘까치란다, 까치란다.’ 100번도 넘게 대답하시면서 네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단다. 그래서 네가 ..

성도의 삶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 The 행복한 생각 󰋮 조인선 씨의 시 ‘인터넷 정육점’에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 달력을 넘기다 손이 찢어졌어요. / 어머니가 웃으시며 붕대로 감싸주셨어요. / 얘야, 시간은 날카롭단다.’ 어제 시간은 나를 기억하고, 오늘 시간은 나를 바라보며, 내일 시간은 나를 기다립니다. 시간은 날카롭습니다. 시계는 돌릴 수 있어도 시간은 돌릴 수 없습니다. 시간은 머무를 수도 저축할 수도 없는 진행형입니다. 시간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고, 시간은 항상 결단을 요구합니다. 모든 시간이 다 흐른 후에는 반드시 결산의 날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살다가 다시 돌아가야 하는 곳은 하늘 본향입니다. 우리가 온 그곳으로 다시 가기 위해서는 이 땅의 시간을 다 보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주신 이 ..

불편함으로 완전케 하시는 하나님의 비밀

󰋮 The 행복한 생각 󰋮 언젠가 양봉을 하는 우리나라 사람이 필리핀 여행을 갔습니다. 필리핀은 거의 사시사철 꽃이 피어있는 것을 보고 이런 생각했습니다. ‘필리핀에서 양봉을 하면 한국에서보다 몇 배는 더 꿀을 얻을 수 있겠다’ 그래서 귀국한 후, 자기의 벌을 가지고 필리핀으로 갔습니다. 예상대로 꽃 피는 기간이 길고 꽃 종류도 많아 한국보다 몇 배의 꿀을 땄습니다. 많은 이익을 본 그는 돈을 더 투자하여 한국산 벌을 더 많이 들여왔습니다. 그런데 다음 해에 쫄딱 망하고 말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벌들이 일년을 지내며 필리핀에는 겨울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자, 더 이상 꿀을 모으는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벌들이 꿀을 모으는 것은 꽃이 없는 겨울 먹이를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필리핀에는 사시..

‘기쁨의 50일‘을 향하여

󰋮 The 행복한 생각 󰋮 초대교회 때부터 가장 오래 지킨 절기가 ‘기쁨의 50일’(The Great Fifty Days)입니다. 부활주일부터 성령강림주일 때까지 50일을 ‘완전한 기쁨과 승리’의 날로 지속했습니다. 사순절이 어둠의 시간이었다면, 부활주일부터 기쁨의 50일은 완전한 빛의 시간입니다. 기독교 역사를 보면 ‘기쁨의 50일’ 동안에는 금식은 금지되었고, 회개의 표현으로서의 무릎 꿇음도 허락하지 않고 서서 기도했습니다. 초대 교인들은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을 7주의 기간으로 확대시켜 교회력을 “부활절 후 둘째 주일”, “부활절 후 셋째 주일...”이 아니라 “부활절 둘째 주일”, “부활절 셋째 주일”로 했습니다. 부활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현재의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예수..

부활의 주님과 동행하는 삶

󰋮 The 행복한 생각 󰋮 오늘이 부활절입니다. 교회마다 사순절과 부활절을 지내며 여러 가지 행사를 치르느라 분주합니다. 그런데 매년 아쉬운 것은 많은 사람들이 부활절을 보내자마자, 마치 국경일 기념식을 치르고 곧 잊어버리는 것처럼, 부활의 의미를 잊어버린다는 것입니다. 부활은 죽었던 자에게 다시 생명이 돌아와 죽음의 자리에서 살아나게 된 것을 의미합니다. 이 세상에서 죽었다가 다시 부활한 사람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뿐이십니다. 우리가 부활의 삶을 살려면 먼저 ‘3중 부활’을 믿어야 합니다. 하나는, 역사적 부활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부활을 역사적 사건으로 믿는 것입니다. 둘째는, 실존적 부활입니다. 십자가 부활이 성령의 역사로 인하여 나의 십자가, 나의 부활 사건이 됨을 믿는 것입니다. 셋째는, 현재적..

종려주일은 주님 고난이 시작되는 날

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실 때를 유월절 절기로 잡으셨는데,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희생시키려는 하나님의 배려입니다. 그 당시 유대인들이 유월절을 지키며 어린양을 희생 제물로 잡았습니다. 그래서 성전이 있던 예루살렘 성 안으로 들어가셨는데 그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그러나 군중들은 인류구원 위해 죽으시려 들어오시는 주님의 뜻을 몰랐습니다. 오히려 로마의 통치에서 민족을 해방시키는 제2의 다윗 정도로 이해했습니다. “호산나 …우리 조상 다윗의 나라여!”라는 환호가 바로 그걸 말해줍니다. 이 말은 ‘예수 왕 만세’, ‘왕이여 우리를 구원하소서’하는 정치적 구호입니다. 그들은 승리와 영광을 상징하는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예수님을 맞았습니다. 그래서 이 종려..

신앙생활은 ‘내려놓음’에서 시작됩니다

󰋮 The 행복한 생각 󰋮 우리는 사순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 거룩한 여정 속에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단어는 ‘내려놓음’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할 때가 있습니다. 가야 할 방향도 보이지 않고, 해결책도 보이지 않습니다. 벗어나려고 노력하면 노력할수록, 더 깊이 상황 속으로 빠져드는 때에 내려놓는 것이 답이 될 때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은 ‘내려놓음’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노력으로는 착한 사람이 될 수 없고, 바르게 살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자기의 노력을 포기할 때, 예수님의 구원 역사는 시작됩니다. 노력과 수양으로 거룩한 사람이 되지 못함을 깨닫고 내려놓으면 성화가 시작됩니다. 선택이 없는데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몸부림을 칩니다. 선택이 없다는 것을 인정할 때 ..

새로운 봄 이야기

󰋮 The 행복한 생각 󰋮 저희 집 아이들이 어렸을 때, 개학 때가 되면 매우 긴장한 걸 보았습니다. 밀렸던 한 달 치 일기를 하루에 다 씁니다. 그러니 쓸 내용이 없습니다. -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공부 좀 하다 놀았다. 동생과 놀아 주었다..... 저녁에 텔레비전 보다 잤다‘. 뭐 이런 식입니다. 그런데 종종 제법 길게 쓴 날도 있습니다. - 오늘은 속이 상한다. 화가 난다. 그리고 슬프다....‘ - 오늘 아빠한테 혼났다. 동생하구 싸웠는데.... 동생이 나한테 대들어서 그랬는데.... 아빠는 나한테만 야단을 쳤다. 아빠는 맨날 동생만 위해준다. - 엄마는 아들이라고 오빠만 늘 위해준다. 나만 늘 꼴찌다. 방학 숙제 안 했다고 야단치고....‘ 설움과 한이 사무친 날은 쓸 거리가 많습..

‘나는 십자가로 충분합니다’

󰋮 The 행복한 생각 󰋮 19세기 프랑스 화가 제임스 티소의 이라는 그 림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바로 위의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이전의 십자가 그림이 아니라, 십자가에 매달리신 주님의 눈으로 십자가 밑에서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림에는 로마 백부장과 군인들, 유대 종교 지도자들, 군중들, 그리고 주님을 사랑한 여인들이 나옵니다. 십자가에 6시간 동안 달리신 주님은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떤 눈으로 보셨을까요? 로마 백부장과 군인들은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세계 최강의 로마제국의 힘을 등에 업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칼이 있었고 제국의 권세가 있었기에 오만방자했습니다. 예수의 십자가 밑에서 가장 독한 말로 예수를 공격한 자들은 종교지도자들이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