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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기도

주여, 지난 시월은 아름다웠습니다. 그 아름다운 꿈을 11월 선물로 안겨주소서. 뉘엿뉘엿 가을 햇살과 차가운 찬바람 한줌과 자꾸 타들어가는 단풍잎과 그 향기 속에 익어가는 늦가을의 기쁨을 여시고, 향기로운 국화처럼 노오란 은행잎처럼 풍성한 오곡백과처럼 우리를 풍성케 하실 분께 감사 또 감사드리는 추수감사절 잊지 않게 하소서 하나 남은 단풍잎 그 강인한 의지처럼 이 생명 다하도록 늘 행복한 미소로 남을 나보다 더 낫겨 여기고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면서 날마다 우리 곁으로 다가오는 하늘나라를 세워가게 하소서.

2021.11.01

개혁 정신이 시급히 요청되는 때

오늘은 종교개혁 주일입니다. 1517년 10월 31일. 당시 부패한 교회에 대해 독일의 사제 마르틴 루터가 반기를 든 날입니다. 역사는 사건들을 기록한 역사도 있지만, 사건의 흐름 속에 담긴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의 역사가 있습니다. 전자는 기억하고 파악하는 것으로 족할지 모르지만, 후자는 오늘의 삶 속으로 가져와 소화하고 생수처럼 마시고 힘을 얻어 결단하고 행동하는 밑거름이 되게 합니다. 종교개혁은 단 1회성이 아니라 영구히 교회를 개혁해야 하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이 날이 5백년 이상 이어져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영구히 계속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중세 천주교의 타락과 허물이 종교개혁의 대상이었고, 우리 개신교가 개혁의 주체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박해 속에서도 개신교는 왕성하게..

‘천년향’ 앞에서

세상일에 찌든 영혼들 고요 찾아 가는 길 ‘아침고요 수목원’* 늦장 부리다 정오 지나 도착하니 인파로 고요는 물 건너갔고 가을 형형색색 꽃잎 감탄하다 이 수목원의 상징인 ‘천년향’ 앞에서니 가슴 설렌다. 모진 비바람 눈보라 헤치고 백년 고개 열 번 넘어 오느라 세월 무게에 등이 좀 굽었으나 아직도 의젓하고 품위 있는 향나무 모든 老人들은 닮고 싶다. 얼마나 그리우면 우리를 천년 동안 기다렸을까 감동의 물결에 젖은 사람들 천리 밖에도 찾아가는 그대의 향 우리도 천년향의 한 자락 되어 세상에 그윽한 향기 되리라. * 경기 가평에 있는 수목원

2021.10.30

백두산 ‘하늘 호수’ 찾아서

2001년 10월 초순에 여행하러 나선 ‘중국동포 사랑단’의 문학회원들은 서둘러야 했다. 기후 변화가 심한 백두산이기에 10월 초순에도 가끔 통제한다는 말에 우선 첫 행선지로 백두산 등반을 선택했다. 일행 18명은 연길 호텔에서 아침 식사를 서둘러 마친 후, 예약한 버스에 올랐다. 인솔자가 누구에게 '출발 기도'하라는 말에 그가 약 30초 정도 ‘백두산을 꼭 볼 수 있게 하시고, 모두 건강하게 잘 다녀올 수 오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구했다. 중국의 모든 차는 한국처럼 빠르게 달리지 않고 겨우 시속 40km로 달렸다. 그게 운행 규칙이란다. 중국인 특유의 ‘만만디‘였다. 즉 ’천천히 안전하게‘라는 구호였다. '빨리 빨리'로 단련된 우리는 처음엔 좀 답답함을 느꼈으나 어쩔 수 없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수필 2021.10.29

세 나라 국경지 방천에서

두만강 줄기 따라 차로 오르다 일천 오백년의 세월 전에 빼앗긴 우리의 땅에 잠시 머문다. 손 내밀면 모두 잡힐 듯한 중국의 훈춘 지나 ‘방천‘이라는 곳 세 나라의 국경비가 서 있어 새삼스레 놀란다. 내가 서 있는 다리 중간에 다리 저쪽은 북한 땅 다리 이쪽은 중국 땅 중국 땅에 이어지는 러시아 땅 옛 부터 우리 두만강은 지금도 유유히 흐르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전엔, 여기 모두 우리 땅 우리 조상 고조선과 고구려 고구려 유민들이 세운 발해의 땅 아니던가. 옛 우리 조상들 기상에 비해 왜 우리는 이토록 허약할까? 안타까워 기도할 때 문득 들려오는 하늘의 음성 - 내가 너로 이방의 빛을 삼아 나의 구원을 땅 끝까지 이르게 하리라(사 49: 6) 우리 조국에 주시는 말씀 나는 소망을 품고 하늘을 우러른..

2021.10.27

임께서 부르신다면

임께서 부르신다면 신석정(1907~1974) 가을에 노랗게 물들인 은행잎이 바람에, 흔들려 휘날리듯이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신다면... 호수에 안개 끼어 자욱한 밤에 말없이 재 넘는 초승달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신다면 ... 포곤히 풀린 봄 하늘 아래 굽이굽이 하늘가에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신다면... 파아란 하늘에 백로가 노래하고 이른 봄 잔디밭에 스며드는 햇볕처럼 그렇게 가오리다 임께서 부르신다면...

주와 함께 ‘코로나 함께‘ 극복하기

곧 정부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발표할 것입니다. 영어로 with(위드)는 ‘함께’라는 의미입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 감기처럼 우리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코로나의 좋은 점 혹은 나쁜 점들을 다 가지고 국민이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with(위드) ‘함께’ 간다고 할 때, 좋은 것만 함께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보면 좋은 점과 더불어 나쁜 점 또한 함께 가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 ‘질병’과 함께 살아가고, 자녀와 함께 살다 보면 즐거운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한쪽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상의 양쪽을 다 가지고 인생을 살아갑니다. 인생은 이런 모든 면을 안고 넉넉히 이기며 살아가는 것을 ‘능력’이라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