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 29

채무감

- 한경직 목사(1902-2000) 우리가 사는 이 세계를 큰 은행으로 비유할 수 있다. 우리 인간은 모두 이 은행과 거래하는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은행에 많은 예금을 하고 가는 이도 있고 또 어떤 이들은 은행에서 많은 돈을 대출하여 빚으로 장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빚을 갚지 못해 은행에 큰 손실을 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세계 역사를 살펴보면, 소위 영웅이라는 독재자들이 이 세계은행을 위해 무엇을 했던가? 생각해 보면, 엄청난 손실을 주고 간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동양의 진시황을 비롯하여 서양에는 히틀러, 스탈린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런 인물들이 아닐까? 그러나 세계 역사에는 그런 장사꾼들만은 아니라, 세계은행을 위하여 기여한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예수 그리스..

칼럼 2022.09.20

가을맞이 새로운 사역 초청 이야기

가을을 맞이하면서 우리 교회에는 두 가지 새로운 사역이 시작됩니다. 먼저, 그레이스 워십입니다. 우리는 매일 예배하는 교회가 되기를 원합니다. 이런 꿈으로 목요일 오전 11시에 새로운 예배를 시작합니다. 특별히 그레이스 워십은 이 지역의 30, 40대 여성들을 위한 예배입니다. 우리의 신앙주기를 보면 청년 때까지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결혼으로 자녀가 태어나고, 삶이 바빠지면서 그 환경에 맞는 경건의 문화를 만들어내기보다는 그냥 손을 놓아버립니다. 자연히 하나님과의 관계도, 교회로부터도 멀어지게 됩니다. 특히 아이가 태어나고 홀로 육아를 담당하면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공허감이 찾아옵니다. 이런 일에 힘들어하는 분들에게 복음을 통하여 위로하고 회복하는 예배입니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신앙 바탕으로 사람들을 잘 섬긴 여왕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에 - 이억주(한국기독교언론회 대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였다. 그는 세계 50여개 나라의 ‘국가 연방’의 상징적 왕이었고, 영연방의 여왕이었다. 또 영국 국교(國敎) 의 수장으로 70년간 영국 왕으로 재임했는데, 2012년 영국인이 뽑은 ‘역대 가장 위대한 영국왕’에서 제1위를 차지할 정도로 국민의 절대적 사랑을 받았다. 그가 국민의 존경과 세계인의 관심을 끈 것은 ‘군림하되 통치하지 않는다’는 군주의 역할을 잘 수행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영국 역대 수상 15명과 함께 영국을 섬겼는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매우 어려운 시기에 영국을 통합하고 안정되도록 이끄는데 중심적 역할을 하였다. 그는 공주 시절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군에 자원하여 운전병으로 군 복무를 ..

난지도 하늘공원

땅의 노래(9) -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서울 있는 큰 아들 내외 형편 때문에 지난해부터 둘째 아들 내외와 손녀 손주 삼남매 데리고 역귀성한 셋째날인 한가위 아침 월드컵 공원 찾아 나선다. 도착하여 보니 꽤 오래 전에는 코 잡지 않고는 지나지 못하던 난지도 쓰레기 매립지와 그 주변 100만평이 넘는 여러 공원으로 변해 있었다. 월드컵 개최된 2002년에 만들었다니 20년 가까이 지났는데도 그대는 인간이 버린 거대한 난지도 쓰레기 산을 공원으로 만들어 아직도 메탄가스 뽑아내면서 각가지 색깔의 꽃들갖가지 색깔의 꽃 달고 있는 억새들을 하늘 향해 춤추게 하고 나비들도 날게 한다. 이름마저 아름다운 하늘공원 찾아가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사진도 찍는다. 내려다보니 한강 유유히 흐르고 저 멀리 성산대교 보인다..

냉수 한 잔

-한경직 목사(2012-2000) 6.25 때였다. 뜨거운 여름날이었다. 수많은 피란민들이 수원 앞길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때 성공회 신부 두 사람이 큰 독에 찬물을 가득 채워 지나가는 사람마다 냉수 한잔 씩 주었다. 목마를 때 마시는 냉수한 잔, 나는 그 광경을 아직까지 잊을 수 없다. 작은 냉수 한 그릇, 작은 친절, 작은 도움, 작은 말 한마디가 살기 위해 피란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도움이 되었는지 모른다. 작은 충고가 삶의 방향을 바꾸어 주기도 하고, 작은 격려가 낙심한 자에게 큰 용기와 힘을 제공하기도 한다. 사실 세상에는 작은 일이란 없다. 작은 티끌이 모여 태산이 되고, 작은 물방울이 모여 태평양을 이루고, 작은 일 분 일초가 모여 일생을 이루게 한다. 작은 행동이 모..

칼럼 2022.09.13

영원한 고향으로

명절에는 ‘고향’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명절이 되면 고향을 찾아가는데, 고향은 부모에게서 태어나서 자라난 곳입니다. 생명의 발원지요 갖가지 삶의 애환과 추억이 담긴 곳이기에 고향이란 말을 듣기만 해도 그리워서 빨리 가서 고향 사람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마음이 힘들어질 때면 고향을 생각하고 찾아갑니다. 인생 여정이 끝날 때쯤 되면 고향을 그리워하고 고향에 정착하려고 합니다. 요즘은 화장을 하지만, 얼마 전에는 객지를 전전하다가도 죽을 때는 고향에 묻히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고향은 우리네 마음에 소중한 보금자리입니다. 우리에게 ‘육신의 고향’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온갖 추억이 스며 있는 ‘마음의 고향’도 필요합니다. 꼭 고향이나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해도 우리가 발을 붙이고 있는 이..

달빛 기도

한가위에 - 이해인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 달이 되는 한 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걸러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 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주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2022.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