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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童心으로 사는 나라

동심으로 사는 나라 - 소솔 어린이들은 시인으로 태어난다. 어느 별에서 배운 말일까 두 달 때부터 아무도 모를 옹알이 하는 걸 보니 어느 별에서 배운 짓일까 막대기를 가랑이에 끼우고 말 탄 듯 뛰어놀고 어디에서 주은 새끼줄, 뱀이라고 끌고 다닌다. 우리 모두 그런 세대를 거쳤기에 그들을 유치하다고 폄하하지 말자. 그들은 순수의 세대 노래로, 꿈으로, 환상으로 살고 그들은 동심의 세대 타고난 은유, 비유, 동시가 있다. 하늘로부터 오신 천재 시인 예수 비유가 아니면 말씀하지 않은 멋쟁이 그가 곁에 있는 한 어린이 품에 안고 선언하셨다. “누구나 어린이 같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 갈 수 없다“* “젖 먹는 아기가 독사의 구멍에서 장난하며 젖 땐 아이가 독사의 굴에 손을 넣을 것이라“ 이 철없는 짓이, 조금도 ..

2022.05.05

산에 언덕에

산에 언덕에 - 신동엽(1930-1969) 그리운 그 얼굴 다시 찾을 수 없어도 화사한 그의 꽃 산에 언덕에 피어날지어다. 그리운 그의 노래 다시 들을 수 없어도 맑은 그 숨결 들에 숲속에 살아갈지어다. 쓸쓸한 마음으로 들길 더듬는 행인아 눈길 비었거든 바람 담을 지네 바람 비웠거든 인정 받을 지네. 그리운 그의 모습 다시 찾을 수 없어도 울고 간 그의 영혼 들에 언덕에 피어날지어다.

2022.04.29

철쭉꽃 계절

철쭉꽃 화합의 계절이여 - 소솔 봄 무르익어 가며 진달래가 몽땅 져 핑크빛 설움 겨운데 5월로 가는 길목에 또 다른 핑크빛 얼굴 화사한 옷으로 불쑥 나타난 철쭉꽃이여 핑크빛과 붉은 빛 눈부신 흰색 차림은 어디서 온 삼색 꽃인가. 핑크빛 한恨 깃든 가슴 붉은빛 정열의 손짓 흰빛 백합 순결한 향기 지닌 아, 진실한 조화 사랑과 화합의 역사이룰 긴 철쭉꽃의 계절이여!

2022.04.25

벚꽃이 눈처럼 날리는 날

벚꽃이 눈처럼 날리는 날 - 소솔 오늘 나서는 산책길 폰에서 흐르는 음악 따라 벚꽃이 눈처럼 휘날려 흰 점박이 아스팔트 길을 간다 저녁에 누가 길을 쓸겠지만 낙화도 분명 꽃이거늘 꽃길 쓸어 무엇 하리 모자 쓰고, 안경 쓰고 흰 마스크로 가린 얼굴 이상한 봄을 맞는 슬픈 계절 낙화는 온 몸에 내려 앉는데 나 언제 오늘처럼 꽃눈을 흠뻑 맞아 본 일 있던가 맞아, 딱 한번 결혼식 때 왜 이젠 그런 셀렘 없을까? 지금은 외로운 삶이지만 환하게 웃으며 살아야지 낙화라도 당당히 떨어지는 벚꽃처럼 벚꽃처럼 시와 함께 음악과 함께 말씀과 함께

2022.04.19

그리스도의 고난

그리스도의 고난 - 소솔 그 어느 해던가 교회에서 단체로 본 ‘Passion of Christ' ‘그리스도의 고난‘이란 영화. 예수님이 가시관 쓰고 피 흘리는 얼굴, 로마군인들의 사나운 채찍 맞아 온 몸이 핏자국으로 낭자할 때 “아이고, 아이고--” 어느 老 권사가 갑자기 통곡하고 여 집사들은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내고 있었다. “저건 너무 심한 폭력영화야!” 몇 몇 청년들이 나가며 울분 토했지만 근엄한 목사의 얼굴에는 두 줄기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젊었을 때 어느 부흥회에서 흘렸던 눈물! 철저히 회개하고 신학대학 문 두드린 후 40년 만에 그 눈물을 다시 찾은 老 목사님. 잃어버린 한 영혼보다 학위, 명예, 감투 쫒아 동분서주했던 나날들... 조용히 회개하고 있을 때 매 마른 대지..

2022.04.15

머리 둘 곳 없는 당신

머리 둘 곳 없는 당신 - 석우 윤명상 당신은 우리의 마음에 들어오시기를 원하지만 사람들은 마음이 아닌 입술에 모시는 것으로 만족해합니다. 눈만 뜨면 '주여'를 부르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당신을 찾지만 정작, 마음은 굳게 닫아놓고 당신이 들어오시는 것을 막아버립니다. 당신은 우리의 의지를 존중하시기에 이제나 저제나 스스로 마음의 문 열기를 기다리지만 사람들은 필요할 때만 입술에 있는 당신을 소환할 뿐 마음을 노크하시는 당신을 외면하며 선뜻 마음을 주지 않습니다. 평생을 믿는다고 하면서 수십 년을 사역한다고 하면서도 마음을 열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당신은 머리 둘 곳을 찾아 헤매십니다.

2022.04.12

만우절 바꾸기

만우절萬愚節 바꾸기 - 소솔 그때는 사람들마다 무척 정직했었나 보다 이런 날이 생긴 걸 보면 만우절(April Fools' Day) 일 년에 하루쯤 거짓말해도 좋아 모두 바보 되는 4월 초하루 날 깜빡 속은 사람들이 ‘허허허’ '호호호' 웃고 말았다니 낭만적 인생살이 아니던가. 요즘엔 사람들마다 일 년 내내 거짓말 하면서 4월1일 유명 연예인 거짓 결혼식 119 거짓 화재전화 등 사회 혼란 또 사기꾼과 보이스피싱 등쌀에 사람마다 매일 긴장의 연속으로 사법부 칼 빼들고 사기죄로 체포 실제는 죽은 만우절이 되어 버렸다. 이제 일 년에 단 하루쯤 남 속이면 절대 안 되는 하루라도 모두가 선인善人 되는 그날을 위해 만우절을 없애고 ‘만선절’(萬善節)로 이름을 싹 바꾸면 어떨까?

2022.04.01

영혼의 봄

영혼의 봄 -김선옥 가만가만 숨어 있다가 깨어난 봄이 쉴 줄도 모르고 일하더니 꽃을 피워 잎을 돋운다 기나긴 어둠을 지나 세상을 새롭게 만들어 가며 온 천지가 그윽한 향연으로 만개 중이다. 깨어나라 일어나라 아직 손 닫지 못한 곳에 이르기까지 새 노래를 불러보자 따스한 바람결 따라 가지마다 핀 꽃을 날리며 봄 마중 나오는 이들과 손 맞잡고 춤 추어보자. 웅크렸던 마음 활짝 열어 세상으로 흩어지자 상처 난 마음 위로해 주고 얼룩진 마음에 사랑을 전하자 영혼을 갈구하는 세상 아직 갈 곳 많기에 한 방 떼어 누군가 따라 온 사랑의 발자국 또렷이 남겨보자.

2022.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