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타분한 목사
바로 어제 아침이었다. 나는 조반을 기다리며 조간신문을 들추다가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리며, “주여!”하고 탄식소리를 질렀다. 사회면에 난 제법 큰 글자의 제목은 “음주운전 목사, 행인 치고 뺑소니”라는 것이었다. 그 내용은, 서울 종로구 어느 교회의 K목사가 어제 밤에 음주운전 하다가 길을 건너가던 행인을 치어 부상을 입히고 도주하다 경찰에 붙잡혀 구속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그 기사에 놀랐다. 내가 몇 번 그를 만났으나 그는 결코 그럴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가사를 읽고 나자, 내 귀에는 이런 소리들이 들려오는 듯 했다. “목사가 술을 먹었대.” “목사가 술 먹고 운전하다 사람을 치었대.” “목사가 술 먹은 것도 뭐한데, 운전하다 사람을 치고 뺑소니 쳤대.” “아, 이제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