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섬을 그리며 해마다 무더운 여름이 오면 바닷가 개펄 밭에 깊숙이 묻힌 내 유년시절 한 자락을 들춘다. 그곳은 목포역 뒤 ‘동섬’ 동쪽에 있다는 작은 섬 어쩌다 똥섬이라고도 불렸지만 우리에겐 여름 방학 놀이터였지. 온몸에 뻘 칠을 한 대 여섯 꼬마 검둥이들이 꼬추를 내 놓고 밀물이 흥건한 바다 한 구석에서 가져 온 낚시를 던져 망둥어나 돔 잡이에 신이 났고 도망가는 썰물이 넓은 개펄 밭을 들어내면 헤엄쳐 건너가서 두 다리 푹푹 빠져가며 게 구멍 쑤셔 게를 잡고 어쩌다 낙지 잡으면 찢어서 나눠 먹고 갈매기를 보면 산에서처럼 얏호! 얏호! 하늘로 손나팔 불면 지나가던 갈매기들이 끼룩, 끼룩, 끼룩.. 대답하며 날아갔었지. 누구의 말에 따라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작은 섬 한 바퀴 돌아오면 맨 꼴지 아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