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솔이 좋아하는 시와 글 105

땅의 지식, 하늘의 지혜

땅의 지식, 하늘의 지혜 - 이용원(미국교회 원로목사) 2006년 4월 24일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의 핵물리학계가 크게 놀란 사건의 날이다. 미국의 저명한 핵물리학자 헨리 헨스틴 박사가 코넬대학교 구내의 다리 밑에서 뛰어내려 자살하였기 때문이다. 헨리 박사는 페르미 교수와 함께 컬럼비아대학교에서 41년 간 핵물리학을 연구하여 처음으로 핵 연쇄반응 현상을 발견하여 원자탄을 만드는데 공헌했는데, 은퇴 후 코넬대학교의 초빙으로 전기공학을 가르친 석좌교수다. 헨리 박사는 우리시대에 가장 뛰어난 지식인의 한 분이다. 또한 나이 86세로 인생의 경험도 풍부한 노학자인데, 만성적 우울증에 시달리다 그만 자살했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명성과 지위와 명예가 보장된 사람인데 왜 스스로 목숨을 던져야 ..

9월의 기도

박화목(1924-2005) 가을 하늘은 크낙한 수정 함지박 가을 파란 햇살이 은혜처럼 쏟아지네 저 맑은 빗줄기 속에 하마 그리운 님의 형상을 찾을 때, 그러할 때 너도밤나무 숲 스쳐오는 바람소린 양 문득 들려오는 그윽한 음성 너는 나를 찾으라! 우연한 들판은 정녕 황금물결 훠어이 훠어이 새떼를 쫓는 초동의 목소리 차라리 한가로워 감사하는 마음 저마다 뿌듯하여 저녁놀 바라보면 어느 교회당의 종소리 네 이웃을 사랑했느냐? 이제 소슬한 가을밤은 깊어 섬돌 아래 귀뚜라미도 한밤 내 울어예리 내일 새벽에는 찬서리 내리려는 듯 내 마음 터전에도 소리 없이 낙엽 질텐데 이 가을에는 이 가을에는 진실로 기도하게 하소서 가까이 있듯 멀리 멀리 있듯 가까이 있는 아픔의 형제를 위해 또 나를 위해

천개의 손, 천개의 눈

천개의 손, 천개의 눈 -코로나 전쟁 (박진희 ) 이마와 콧잔등에 반창고를 붙인 천사들이 숨 막히는 방호복 속에 온 몸을 땀으로 적시는 동안 내달까지 점포 세를 받지 않겠습니다. -주인백 홀로 있는 일이 나만의 일이 아닐 때 외로움은 더 이상 외로움이 아니다. 외로움에 동참하는 일은 어두운 거리에 불을 밝히는 일 수많은 손을 내밀어 꺼져가는 불빛을 끌어안을 때 지상에 머무는 천개의 손, 아, 천개의 눈.

병원과 교회당

병원과 교회당 김년균(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창문을 여니 십자가 두 개가 보인다. 하나는 병원의 십자가이고 하나는 교회의 십자가이다. 모양새나 색깔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둘 다 십자가임은 틀림없다. 그들이 하는 일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병원은 육신의 병을 치료하고 교회는 영혼의 병을 치료하니, 그렇지 아니한가. 그래도 다른 것이 있다면, 병원은 세상길을 가다 다친 사람들이 오고 교회는 하늘 길을 가다 다친 사람들이 온다. 창문을 여니 십자가 두 개가 보인다. 병든 세상 내려다보며, 병든 하늘 내려다보며, 십자가는 오늘도 우뚝 서있다.

9월의 기도 (문혜숙)

나의 기도가 가을의 향기로 담아내는 국화이게 하소서. 살아 있는 날들을 위하여 날마다 시작을 꿈꾸며 반쪽 날개를 베고 자는 고독한 영혼을 감싸도록 따스한 향기가 되게 하소서. 나의 시작이 당신이 계시는 사랑의 나라로 가는 길목이게 하소서. 세상에 머문 인생을 묶어 당신의 말씀 위에 띄우고 넘치는 기쁨으로 비상하는 새 천상을 나는 날개이게 하소서. 나의 믿음이 가슴에 어리는 강물이 되어 수줍게 흐르는 생명이게 하소서. 가슴 속에 흐르는 물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생수로 마른 뿌리를 적시게 하시고 당신의 그늘 아래 숨 쉬게 하소서. 나의 일생이 당신의 손끝으로 잡으시는 맥박으로 뛰게 하소서. 나는 당신이 택한 그릇 복음의 순례자들로 묶어 엘리야의 산 위에 겸손으로 오르게 하소서.

달빛 기도- 한가위에

달빛 기도 이해인(1945~ )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과 어두움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미움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은 내내 행복하세요.

지혜로운 삶(괴테)

"만나는 사람마다 스승으로 알라." 세계 최대의 문학가로 꼽히는 괴테(Goethe, 1749-1832)의 말이다. 괴테의 경구집에 나오는 처세훈에 ‘즐거운 생활을 하려거든‘에서 얻은 교훈이다. 83년의 긴 생애를 산 그의 生家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에 있다. 관광객들은 괴테의 생가를 꼭 방문하기 때문에 너 나할 것 없이 강한 호기심과 깊은 감동 속에 생가를 찾는다. 그는 하늘이 낸 위대한 인물이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즐거운 인생을 살 수 있는가? 괴테는 그의 삶의 철학을 다음 5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지나간 일을 쓸데없이 후회하지 말 것. 잊어 버려야 할 것은 깨끗이 잊어버려라. 과거는 잊고 미래를 바라보라. 둘째는 될 수록 성을 내지 말것. 憤怒(분노) 속에서 한 말이나 행동은 후회만 남는다..

사랑하고 기도하며 사시라

사랑하고 기도하며 사시라 -고 김수환 추기경 가슴 아파하지 말고 나누며 살다 가자. 버리고 비우면 또 채워지는 것이 있으리니 나누며 살다 가자. 누구를 미워도, 누구를 원망도 하지 말자. 많이 가진다고 행복한 것도 적게 가졌다고 불행한 것도 아닌 세상살이... 재물 부자이면 걱정이 한 짐이요. 마음 부자이면 행복이 한 짐인 것을~ 죽을 때 가지고 가는 것은 마음 닦는 것과 복 지은 것 뿐이라오.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아갈 날도 많지 않은데 누군가에게 감사하며 살아갈 날도 많지 않은데 남은 세월이 얼마나 된다고 가슴 아파하며 살지 말자. 버리고 비우면 또 채워지는 것이 있으니 사랑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다 가자. 웃는 연습을 생활화 하시라. 웃음은 만병의 예방약이며 치료약. 노인을 즐겁게 하고..

기 도 (나태주 시인)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