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솔이 좋아하는 시와 글 105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달이 떴다고 전화 주시다니요 - 김용택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훤한 달이 떠오르고 산 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어느 날의 기도 10

어느 날의 기도 - 채희문 새해 새날은 새로 태어나는 날이게 하소서 어제까지의 어지럽고 어리석은 세상의 어두운 일들을 하얀 눈으로 지워주시고 알게 모르게 지은 땟국물도 천만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당신의 존귀한 피로 씻어주시고 새빛으로 열리는 새벽을 열어주소서. 간절한 기도를 드리는 가슴마다 시작의 기쁨과 응답의 예감을 보내주시고 하얀 백지가 놓인 빈 테이블 앞에서 새로운 한 해의 설계를 위해 당신의 말씀을 만날 준비를 갖추게 하소서. 올해에도 언제 어디에서나 감사한 마음 가득하게 하소서.

간디가 손자에게 남긴 말

사회를 병들게 하는 7가지 악덕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라즈가트라는 곳에 간디 추모공원이 있다. 그곳의 기념석에는 간디가 말한 사회를 병들게 하는 일곱가지 악덕(7 Blunders of the world) 이 새겨져 있다. 이는 간디가 손자 아룬 간디에게 남긴 글인데.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이곳에 일부러 와서 배운다고 한다. 1. Politics without Principle(철학이 없는 정치) 정치가 무엇인지도,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권력욕, 정권욕에 사로 잡혀 통치한다면 국민은 불행하다. 2. Commerce without Morality(도덕이 없는 경제) 경제는 모두가 다함께 잘 살자는 가치가 깔려 있어야 한다. 거래를 통해 손해 보아 피눈물 나는 사람들이 생겨서는 안 된다...

걸레 같은 사람

걸레 같은 사람 - 홍성훈 처음부터 걸레로 태어나지 않는다 자기 이름으로 사명을 마치고 헤지고 닳아 버려질 때 걸레라는 이름으로 봉사를 한다. 구석구석 고루고루 악취와 더러운 곳을 닦아주는 걸레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비단 같은 사람보다 걸레 같은 사람이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사는 인생이다. 걸레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 누구는 ‘흙수저‘로 태어난 게 억울한지 걸레는 더럽지만 우리 삶에 꼭 필요하다. 교실은 아이들이 걸레로 닦아 깨끗하듯 가정도 사회의 구석마다 더러운 곳 닦아주는 걸레는 참 아름다운 존재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12월의 엽서

12월의 엽서 - 이해인 또 한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고 우울해 하기보다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해야 할 일을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걸었던 한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게 하소서.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소서,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하소..

하늘에 별 심기

하늘에 별심기 - 채희문 어차피 춥고 무서운 겨울 밤 같은 세월 살아가는 바에야 마음속에 하늘을 가꾸며 별을 심자. 어두운 세상 어두울수록 빛나는 추운 가슴 추울수록 따뜻한 서러운 밤 서러울수록 그 옛날 불화로 불씨 같은 별을 심자. 아무리 슬픔과 아픔이 앞을 막아도 한 발 물러서서 더 멀리 바라보며 우리의 마음 속 제일 갈급한 별 하나지면 또 하나 심고, 또 둘 지면 다시 둘 셋 심고 곤고한 앞바다의 물이랑처럼 밀려가도 허망의 잠, 자꾸 무겁게 눈 감겨 와도 새로운 별 자꾸 모종 내 마지막 그 순간까지 빛의 씨앗 싹 틔우듯 꽃 봉우리 피우듯 별 하나, 별 둘, 별 셋, 별 같이 캐어 별을 심자.

겨울 편지

겨울 편지 - 채희문 오는 날은 줄어들고 가는 날은 늘어갑니다 만날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들고 만날 수 없는 사람은 늘어납니다. 내일에 사는 사람은 줄어들고 어제에 사는 시간은 늘어갑니다 한 오백 년 살 것 같던 세월 한 삼사년, 아니 한 서너 달쯤 살았을까 싶은 기분인데 어느새 마감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사라져 갑니다 그러나 그리움은 그대로 그지 없습니다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자꾸만 고입니다 외로움도 겨울 가슴 빈 뜰에 흰 눈처럼 한없이 쌓여만 갑니다.

밥 같은 사람이 되거라

밥 같은 사람이 되거라 - 김 산 누구는 혼자 밥 먹는 것이 싫어 결혼까지 했다는데 아들아 넌 혼자서 밥을 먹거라 아니 가끔은 애써 쓸쓸하게 먹어라 고독하게 먹고 눈물 흘리며 먹고 더운 김에 얼굴 쐬이며 먹거라. 그 대신 밥의 눈물만은 기억하거라 밥의 뜨거운 영혼만은 꼭꼭 씹어가며 먹어라 그래서 생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을 때 너에게 기꺼이 밥이 되어 준 그들의 얼굴을 떠올려라 외로움에 허기져 널 찾아오는 이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되어 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