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시 22

재미있는 미국여행 3

- 달나라 로케트 구경 고모부 차를 타고 고모와 할아버지와 함께 로케트의 고장 나사(NASA)에 갔다. 하늘을 찌를 듯 넓은 뜰에 높이 우뚝 서 있는 로케트! - 와아! 나는 저절로 입이 벌어졌다. 흰옷을 입고 USA라는 빨강 이름표 길게 달고 48년 전에 지구에서 맨 처음 달나라에 다녀 온 로케트 키가 120미터라는 고모의 말에 고개를 뒤로 젖히고 다시 쳐다보니 뾰쪽한 로케트 머리 위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지나고 있었다. 우리는 기념관에서 달나라에 다녀 온 세 사람의 사진과 한 분이 달에 남긴 발자국이 바닥에 있어 나는 신발을 얼른 벗고 대봤더니 세상에! 내 발보다 조금만 더 컸다. “아, 나도 노력하면 달나라에 갈 수 있어!" 이상하게 자신감이 생기며 우주천문학 공부에 도전하고픈 마음이 갑자기 솟아..

동화시 2021.03.15

재미있는 미국여행 2

- 우린 모두 한 가족 주일에 교회에 갔다. 한국인교회인데 이상하게 흑인 남자아이가 있었다. 흑인 아이가 날 보더니 영어로 뭐라고 하면서 악수하자며 손을 내밀자 난 깜짝 놀라 고개를 흔들며 사촌 언니에게로 뛰어갔다. “언니, 저 흑인 남자아이가 나한테 악수하자고 해. 난 싫어서 도망쳐왔어“ - 단비야, 저 아이도 예수님이 사랑하는 아이야. 얼굴색만 다르지 사람은 다 같단다. 나는 어린이반 교사인 언니 안내로 그 흑인 아이와 인사하고 악수했는데 손이 아주 부드러웠다. 알고 보니 교회 어린이반에는 흑인, 남미 아이, 중국 아이도 있어 함께 영어로 노래하고 말씀도 배웠다. 배운 노래는 우린 모두 하나님의 아이들이란다. 나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서로 사랑하며 살 수 있기를 기도했다. - 계간 아동문학세상(20..

동화시 2021.03.11

재미있는 미국여행 1

- 먼저 인사하기 오전에 고모와 길을 가는데 마주 오던 미국인 할머니가 인사한다. - 굿 모닝! 고모가 대답한다. “탱큐, 굿모닝 맴!” 내가 물었다. - 고모, 아는 사람예요? “ 아니 모르는 사람이야.” - 그런데 왜 인사해요? “ 먼저 인사하는 건 좋은 습관이지.” - 우린 아는 사람끼리만 인사하는데 “ 너도 이런 좋은 점은 배우는 게 좋아.” 이번에는 내가 먼저 인사하기로 했다. 키 큰 흑인 아저씨가 마주 오기에 - 굿 모닝 서어! “ 탱큐, 굿모닝!” 처음 본 미국인이지만 한 손을 들고 환하게 웃으며 아주 좋아하셨다. 나도 무척 기분이 좋았다. 또 하고 싶다. - 우리나라에 가서도 해야지. - 계간 아동문학세상(2017)

동화시 2021.03.10

덧옷 입은 소녀상

용인 시청 정문 옆 소나무 그늘 의자에 앉아 있는 예쁜 소녀상 몇 년 전에 세워졌으나 여름에는 뙤약볕 겨울에는 눈송이 비바람 불 때는 흠뻑 젖었다. 그걸 자주 본 사람들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그냥, 그냥 지나갔다. 몇 년 동안 그렇게, 그렇게 지나갔다. 이슬비 내리던 어느 봄날 어느 유치원 아이들이 우비에 우산을 쓰고 와서 소녀상 둘러서서 선생님 얘기 들었다. 그때 한 아이가 소리쳤다. - 선생님, 이 언니 비 맞고 있잖아요? 너무 불쌍해요.“ 아이는 다가가 자기 우산을 씌워주었다. 그걸 본 친구 둘이 따라가서 - 아무리 조각상이지만 비 맞으면 안 되지요.“ 하고 자기 우산을 그 옆에 받쳐주었다. 한 아이는 자기 모자를 벗어 씌워주었다. 그곳을 지나다 이걸 본 시청 여직원 둘이 슬며시 미소하고 지나가며 서..

동화시 2021.03.02

상록수의 꿈

아파트 화단에서 여름 내내 쑥 쑥 자라 서로 키를 자랑하던 초록 옷 입은 나무들 가을이 되자 초록 옷을 벗고 서로 다른 빛깔 옷 갈아입고 화려한 맵시 뽐낸다. 은행나무는 노랑 옷 단풍나무는 빨강 옷 굴참나무는 갈색 옷 소나무만 여전히 초록 옷 나무들이 소나무 흉본다. “소나무는 다른 옷이 없나봐” “때에 따라 옷 갈아입을 줄도 모르나봐” “쟤는 초록 옷 하나로 지겹지도 않나봐” 사람들도 와서 말한다. “아, 은행나무 빛 고운 것 봐!” “야, 단풍나무 빛 너무 황홀해!” “저 굴참나무 빛이 진짜 가을 빛깔이야!” 친구 나무들이 핀잔을 주고 사람들마다 거들떠보지도 않은 소나무 때론 외롭고 친구들이 부럽기도 하지만 참고 또 웃으며 초록빛 더한다. 서리가 내리고 찬바람 불자 은행 옷, 단풍 옷, 갈색 옷이 사..

동화시 2021.02.20

겨우살이를 아세요

흰 눈이 덮인 산과 들 세상이 새하얗게 변해서 참 아름답지만, 그러나 - 새들은 겨울에 무얼 먹고 살까요? 내가 궁금한 것을 묻자 “ 겨우살이를 먹고 살지.” 아빠의 대답. - 겨우살이가 뭐예요? “ 글자 그대로, 겨울을 살게 하는 나무지.“ - 그런 나무가 있어요? “ 있지. 참 신기한 나무야. - 좀 자세히 가르쳐 주세요. 아빠 " 엄마도 알 거야, 그 말에 엄마가 고개를 저었다. "겨우살이란 말은 들었지만 내 눈으로 아직 보지 못했어, 미안해. - 그럼, 아빠가 말씀해 주세요. “ 그래, 그럼. 나무마다 가을에는 잎도 지고 열매도 다 떨어지지만 잎이 지지 않는 나무도 있지, 그런 나무를 뭐라고 하지?“ - 아, 상록수요. 소나무 전나무 같은... “ 맞아. 그 상록수 중에 겨우살이가 있어. 이 나무..

동화시 2021.02.01

바보네 집

영수는 바보다. 말도 잘 못하고 아이들에게 아는 체도 안하고 선생님께 인사할 줄도 모른다. 선생님은 '영수가 갓난 아이 때 열병을 앓아 그렇게 되었으니 잘 도와주는 친구가 되라'고 하셨다. 아이들이 놀릴려고 그에게 이런 저런 장난을 쳐도 울지도 않고, 그냥 웃기만 한다. 어느 토요일 오후 아이들 몇이 어떻게 사나 보려고 영수네 집에 갔을 때 커다란 대문 들어서니 “어서 오세요.” 나팔꽃들이 뛰뛰 나팔 불었다. 마당에 들어가니 “안녕하세요.” 채송화, 봉숭아들이 환하게 웃고 아버지 일을 돕는 영수에게 가니 “사이좋게 놀다가세요.” 키다리 해바라기들이 자꾸 고개 숙였다. 알고 보니 영수네는 꽃 기르는 집 넓은 정원에 예쁜 꽃들로 가득했다. 영수는 친구들을 데리고 정원을 돌며 알지 못한 꽃 이름들 하나씩 알려..

동화시 2021.02.01

나의 유년시절 한 토막

- 동섬을 그리며 해마다 무더운 여름이 오면 바닷가 개펄 밭에 깊숙이 묻힌 내 유년시절 한 자락을 들춘다. 그곳은 목포역 뒤 ‘동섬’ 동쪽에 있다는 작은 섬 어쩌다 똥섬이라고도 불렸지만 우리에겐 여름 방학 놀이터였지. 온몸에 뻘 칠을 한 대 여섯 꼬마 검둥이들이 꼬추를 내 놓고 밀물이 흥건한 바다 한 구석에서 가져 온 낚시를 던져 망둥어나 돔 잡이에 신이 났고 도망가는 썰물이 넓은 개펄 밭을 들어내면 헤엄쳐 건너가서 두 다리 푹푹 빠져가며 게 구멍 쑤셔 게를 잡고 어쩌다 낙지 잡으면 찢어서 나눠 먹고 갈매기를 보면 산에서처럼 얏호! 얏호! 하늘로 손나팔 불면 지나가던 갈매기들이 끼룩, 끼룩, 끼룩.. 대답하며 날아갔었지. 누구의 말에 따라 바다에 풍덩 뛰어들어 작은 섬 한 바퀴 돌아오면 맨 꼴지 아이가 ..

동화시 2021.01.31

봄맞이 꽃 여왕

세상이 처음 열리던 그 옛날 환하고 따뜻한 빛이 쏟아져 어둠과 추움이 사라지고 봄 왕자 오신다기에 서로 먼저 맞으려고 꽃들이 경쟁했어요. 벚꽃과 개나리가 열심히 진달래와 철쭉도 열심히 서로 먼저 잎 피우려고 힘썼어요. 잎을 먼저 피워야 꽃을 피울 수 있고 상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는 사이 목련꽃이 얼른 꽃을 피웠어요. 봄 왕자가 그리워 급히 맞으려다 잎 피우는 것 깜빡 잊고 먼저 꽃을 피웠으니, 이를 어쩌나? - 넌, 엉터리다 - 잎 없이 핀 꽃은 꽃이 아니다 - 잎보다 먼저 꽃피우는 건 잘못이다. 꽃들의 아우성 속에 눈보다 흰 속살을 들어내고 수줍은 소녀처럼 환한 미소만 머금은 목련꽃 마침내 봄 왕자가 찾아와 따뜻한 손길로 안아주며 목련꽃 머리에 하얀 꽃관을 살 풋 얹어주었어요. - 왕자님, 목련꽃..

동화시 2021.01.16

슈바이처 박사와 어린이

어린이들은 슈바이처 박사가 아주 훌륭한 분으로 알고 있지? 120년 전 아프리카는 너무 크고 넓어 ‘어둠의 대륙‘으로 아주 살기가 어려웠어. 무더운 날씨에 거의 모두가 가난했기에 병들면 병원이 없고 약도 없어 그냥 죽었지. 이 딱한 소식에 이들을 돕기 위해 결심한 독일 어느 대학교 슈바이쳐 교수 그가 아내와 함께 의과대학에 입학해서 그는 의학박사, 아내는 간호사가 되었지. 그의 부부는 아프리카 깊숙한 마을로 가서 병원을 지어 환자들을 치료하기 시작했어. 그런데 환자에게 줄 약품이 점점 줄어들자 유럽 여러 신문사에 편지로 호소했지. 신문을 본 이탈리아의 한 어린이 저금통 털어 1달라짜리 감기약 한 병 사서 간단한 글과 약병을 공군사령관에게 보냈어. “이 약을 아프리카 슈바이쳐에게 보내달라”고. 약병 하나 ..

동화시 2021.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