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154

감사와 소외자 섬기는 추석

이제 민족의 명절인 추석(한가위)가 시작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추석)만 같아라.’는 말은 그야말로 옛날 말이 된 듯합니다. 요즈음은 매일이 추석과 같이 풍요롭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난하고 배고프 던 시절에는 추석을 손꼽아 기다렸었지요. 그 가장 큰 이유는 풍성한 음식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추석에나 먹을 수 있을 법한 음식을 평소에도 얼마든지 먹으니 추석을 다른 날보다 기다리거나 감사하지 않는 것이 당연해보입니다. 하지만 추석에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평소에도 먹을 수 있어 더욱 감사한 일이 아닐까요? 감사하는 추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있던 이웃들에 대한 나눔과 섬김의 정신도 다시 되살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소외가정, 편부모가..

항복과 행복의 차이

미국의 존 G. 밀러(John G. Miller)의 『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진정한 성공을 위한 몇 가지 법칙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필요하면 항복하라”는 것입니다. “힘이 약할 때 자존심이나 명예를 내세우지 말고 항복하면, 오히려 시간적인 여유가 주어져서, 다시 기회를 얻어 도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필요하면’ 혹은 ‘힘이 약할 때’에도 항복하기를 두려워합니다. 그것은 항복이 곧 패배이고 굴욕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항복은 영어로 'surrender'라고 하는데, 그 말은 ‘자신을 점령한 사람에게 몸을 넘겨주다.’라는 뜻입니다. 전쟁에서 항복을 하면, 패배자에게 주는 징계는 비참할 것입니다. 옛날에는 패배자들을 노예로 삼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미국의 한 사회학자가 만 95세 이상 된 고령자 50명을 대상으로 이런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만약 인생을 다시 한 번 살 수 있다면 어떻게 사시겠습니까?” 응답자들에게서 세 가지 공통적인 답이 나왔습니다. 첫째가 ‘더 많은 모험’(risk more), 둘째가 ‘더 많은 성찰’(reflect more), 셋째가 ‘더 많은 감사’(thank more)였습니다. 인생을 다시 한 번 살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감사를 하며 살겠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역사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책인 유대인 탈무드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범사에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 이 설문의 응답자 미국인들은 더 많은 감사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보람찬 열매를 위한 가을의 삶

최근에 비가 오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가을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가을이 되면 사색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여름은 너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다 탈선하는 기차와 같습니다. 그러나 가을은 쉼이 있는 계절입니다. 가을바람은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바쁜 마음을 내려놓고 선선한 바람 좀 맞으며 잠시 잊고 살았던 푸른 하늘을 한번 쳐다보십시오. 그동안 삶의 격정 때문에 듣지 못했던 내 마음의 소근 대는 소리를 들으며 우리의 내면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목회를 하고 세상을 살면서 열심히 사는 것은 필요에 의해서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열심을 덜하더라도 사색하며 살아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할 것 같습니다. 가을은 열매를 맺기 위하여 붙어 있는 것이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

고난을 극복하는 예배의 힘

이성복 시인의 이라는 시가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그 여름 나무 백일홍은 무사하였습니다 한차례 폭풍에도 그 다음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아 쏟아지는 우박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습니다 그 여름 나는 폭풍의 한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여름 나의 절망은 장난처럼 붉은 꽃들을 매달았지만 여러 차례 폭풍에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지면 매달리고 타올라 불을 뿜는 나무 백일홍 억센 꽃들이 두어 평 좁은 마당을 피로 덮을 때, 장난처럼 나의 절망은 끝났습니다. 여름의 폭염과 폭풍까지 견뎌낸 백일홍이 붉은 꽃들을 피워낸 것을 보면서 다행스러운 생각과 경건한 마음까지 듭니다. 2년 전, 팬데믹으로 인해 셧다운이 시작되었을 때, 우리 모두는 ‘그저 잠시 동안’의 일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월이 가면 수그러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

광복 76주년을 맞는 성도의 다짐

오늘은 광복 76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광복절은 1945년 8월 15일 우리 민족이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당시 우리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것을 하나님이 미국을 비롯한 연합국의 힘을 통해 36년만에 일본을 항복시켜 광복을 주셨습니다. 우리의 광복은 하나님의 주신 선물입니다. 광복절 76주년을 지나면서 우리는 나라의 안녕을 간절히 기도해야 합니다. 대통령을 비롯하여 정치, 경제, 사회의 지도자들이 하나님께서 부여하신 목자직에 충실하기를 간구해야 합니다. 백성들을 잘 섬기도록, 백성들의 마음을 갈라놓지 않도록, 공의와 사랑을 실천하는 목자들이 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각계각층에서 지도자로 봉사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선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본받아 정직하고 성실하고 자애로운 목자로 일터에서..

어려울 때 ‘홍해의 사건’을 기억하시라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애굽을 나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애굽의 군대에게 쫓기게 되고, 건널 수 있는 방법은 보이지 않는 홍해 앞에 도착합니다. 그들은 꼼짝없이 죽음을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상황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보게 만듭니다. 바닷물이 갈라져 좌우에 벽이 되고, 바다가 마른 땅이 되어 건널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추격하던 애급의 군대는 홍해를 건너다 모두 몰살을 당합니다. 우리 또한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 같이 가정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직장에서 수많은 어려움과 위기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때 우리는 홍해 사건을 기억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너무 힘들고 지쳐서 잊고 있었다면, 다시 한 번 홍해 사건을 떠올리시고 하나님을 바..

뜨거운 여름 과일이 더 달듯이

본격적인 여름 더위가 극성을 부리며 사람들을 지치게 합니다. 콘크리트 도시는 이글거리는 용광로처럼 타오르고, 사람들은 갖가지 더위 퇴치법을 사용하지만 이내 불볕더위에 짜증을 내고 무기력해집니다. 만일 이런 더위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요? 세계에서 맛있는 과일이 나는 곳은 모두 무더운 여름이 있는 나라들입니다. 만약에 여름에 작열하는 뜨거운 햇볕이 없었다면 달콤하고 향기로운 열매도 없었을 것입니다. 뜨거운 햇볕이 없으면 가을 열매들은 달콤하고 싱싱한 맛을 잃게 됩니다. 사과와 배, 감이 단 이유는 무더운 여름을 지나면서 무르익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에게나 견딜 수 없는 불볕더위가 있고, 햇볕이 작열하는 여름날의 오후와 같은 고난의 시간이 있습니다. 특히 올 여름은 더 덥습니다. 그..

우리는 어떤 거울을 보며 살고 있는가?

백설공주라는 동화를 아시지요? 이 동화에서 정말 불쌍한 사람이 누구일까요? 일곱 난장이가 아니라, 바로 질투에 휩싸인 마녀 왕비입니다. 마녀가 불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남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왕비가 한 일은 바로 거울 앞에 서는 것입니다.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하고 물으면, 거울은 “왕비님이 제일 예뻐요.”라고 말합니다. 그럼, 하루 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자기 잘난 맛에 사는 교만한 인생입니다. 이런 사람은 자기보다 더 나은 사람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도 거울에게 물었습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백설 공주가 제일 예쁩니다.”하고 거울이 말합니다. 왕비는 백설 공주에게 질투를 느끼고..

신앙의 명 가문 이룹시다

“하나님께는 손자나 손녀가 없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었는데, 찬찬히 생각해보니 나름 깊은 의미를 담고 있더군요. 알다시피, 예수님을 믿는 순간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자녀, 아들과 딸이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와 아들과 딸 외에 다른 관계를 맺지 않으십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모두 하나님과 직접 관계를 맺어야지, 누구도 하나님과의 관계에 끼어들거나, 혹은 다른 사람의 관계 뒤에 숨을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는 사돈도, 사위도, 며느리도, 손자나 손녀도, 사촌도 없고, 오직 아들과 딸만 있습니다. 기독교인이면서 자기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확신을 갖지 못한 분들이 있습니다.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하거나, 부모님이 교회 중직자이거나, 자녀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