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189

사순절 묵상3 – 비아 돌로로사

세상이 참 어수선합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더욱 그런듯합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정점으로 치닫고, 대선이 끝났지만 여전히 정치권은 혼란 중에 있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전쟁 중에 있고, 이로 인하여 세계가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세상입니다. 그래서 주어진 사명을 따라 흔들림 없이 그 길을 가신 주님을 바라봅니다. 세상은 이익과 이권과 권세와 야욕으로 얼룩져가고 있습니다. 이때에 성육신하셔서 죄 많은 인류를 사랑하시고 구원하시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주시고 사랑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 갈수록 세상은 하나님의 뜻과는 멀어지고 스스로 멸망의 길로 가면서도 그 안에서 찾고 찾는 것은 자극적인 쾌락과 즐거움과 이기적인 행복밖에는 없습니다. 이러한 ..

사순절 묵상 2

성도는 예수 피로 구원 받은 하늘백성입니다. 사순절 세 번째 주간입니다. 다음 주부터는 ‘다시 십자가 앞으로’가 시작됩니다. 주님의 십자가의 길, 빌라도의 법정부터 골고다의 십자가까지의 여정을 우리 교우들이 직접 그리고 만들어서 전시합니다. 이 거룩한 일에 참여하여 십자가를 지고 주의 뒤를 따라가야 합니다. 십자가는 우리가 큰 죄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합니다.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하여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셨습니다. 결국 십자가는 우리의 죄의 무게입니다. 우리의 죄가 예수님께서 십자가라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고통인 십자가를 져야만 해결될 만큼 크고 무겁다는 의미입니다. 십자가를 통해 보면 하나님 앞에 감히 설수 없는 죄인인 자기 자신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러기에 십자가는 우리를 겸손..

사순절을 지내며 1

이제 사순절 두 번째 주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사순절을 영어로 ‘렌트’(Lent)라고 합니다. 이 말은 ‘봄’을 뜻하는 고대 앵글로색슨어 ‘Lang’에서 유래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선 ‘40일간의 기념일’이란 희랍어 ‘테살코스테’를 따라 사순절로 번역한 것입니다. 이는 주일을 뺀 부활절 전 40일간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경건히 보내는 절기입니다. 40이라는 숫자는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중요한 숫자입니다. 구약의 언약 백성인 이스라엘인들이 출애급 후 광야에서 40년을 보냈고, 인류의 메시아로 오신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기 직전 유대 광야에서 40일 금식하며 준비하셨습니다. 풀 한 포기 생존하기 힘든 광야에서 삶은 하나의 훈련이었습니다. 200만 명이 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광야 40년 동안 배워야 했던 것..

탐욕을 버릴 때 평화가 임합니다.

어느 분이 ‘전쟁이 나겠습니까?’라고 질문을 던진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전쟁은 납니다.’라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전쟁이 나기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전쟁은 나지 말아야 하고 진정한 평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 전쟁이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났습니다. 전쟁은 왜 합니까? 예전에는 영토 확장을 위하여 전쟁하기도 했습니다. 때로는 나라 안 사정이 복잡해지자 백성들의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기 위해 일부러 전쟁을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른 나라들이 전쟁하는 사이에 들어서서 이득을 챙기는 나라도 없지 않았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며칠 전 러시아가 공격을 했지만 모두가 납득할만한 명분이 아닙니다. 남을 먼저 치는 도발전쟁은 죄악입니..

삼일정신으로 새롭게 성장하는 교회

이번 주간에 삼일절이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3년 전 1919년, 일본의 강점에 항거하여 일어난 만세운동이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일어난 삼일만세 운동으로 말미암아 당장 독립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많은 백성들이 죽거나 수감되어 큰 고통 받았지만, 이는 민족적 자유를 부르짖은 대 사명이었습니다. 만일 ‘삼일만세운동’ 없이 우리에게 독립이 주어졌다면 우리는 얼마나 부끄러웠을까요? 김동호 목사의 표현대로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것 보다 더 무모해 보였던 삼일운동. 던지면 깨지고 던지면 깨지고 깨져도 던지고 깨져도 또 던지고....참으로 훌륭한 조상을 가졌다. 자랑스런 조상을 우리는 가졌다’고 했습니다. 당시 세계는 우리 민족이 총 궐기한 심일만세운동 소식에 놀라며, 불의에 저항하는 우수한 민..

‘지금’이 황금보다 소중합니다.

'내 바늘이 드리우는 그림자가 미래와 과거를 나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어두움 속 당신의 능력이 미치지 않는 곳에 서 있다. 그리고 돌아오지 않는 선 뒤로 사라진 과거는 더 이상 당신의 것이 아니다. 단지 하나의 시간만이 당신 손 안에 지금 있다. 현재란 바로 그림자가 멈춘 그곳이다.’ 위의 글은 세계적인 명문대학인 영국 옥스퍼드대학에 새겨진 글입니다. 대학의 ‘올 소울즈’(All Souls) 칼리지의 해시계에 새겨진 문구로 큰 의미를 줍니다. 과거는 이미 사라졌습니다. 후회해 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좋은 꿈을 꾸어도 그것은 여전히 내 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있습니다. ‘바로 지금’이라는 시간만이 내가 뭔가를 할 수 있는 오직 하나의 기회입니다. 이 ..

심판보다 이해와 사랑으로

우리가 불가능한 일을 표현할 때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바로 ‘하늘에 별 달기’입니다. 이미 달린 별을 보고 이러쿵저러쿵 말하기는 쉽습니다. 달린 별에 선을 그어 별자리를 만들기도 쉽습니다. 그러나 망망한 하늘에 별을 달아 놓는 것은 인간으로서 절대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세상에서 쉬운 일은 남에 대한 비판과 어떤 일을 비판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을 아는 것과 무너진 인격을 다시 세우는 것입니다. 비판할 수 없다면 죽은 영혼입니다. 그러나 비판만 한다면 해로운 영혼입니다. 자신에게조차 그렇다면 왜 비판하는 이가 책임지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가장 중요한 사랑의 샘이 없기 때문입니다. 치유와 창조의 근원적인 힘은 ..

생명의 봄이 오고 있습니다

어느새 2월의 첫주일입니다. 이미 우리에게는 봄이 들어선다는 입춘이 지났고, 달력에서 우수(雨水), 경칩(驚蟄) 등의 절기를 보면 벌써 겨울이 녹는 소리가 들립니다. 우수 때는 눈이 녹아 물이 되고 봄이 됩니다. ‘똑똑똑’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얼어있던 것이 풀리고 닫혀 있는 게 열리고 굳었던 것이 부드러워집니다. 올해는 3월로 넘어갔지만 경칩이 되면 개구리가 땅속에서 긴 겨울잠을 깨고 나옵니다. 아직 겨울바람이 거세지만 이미 봄이 오고 있습니다. 우수와 경칩은 모두 살아나리라는 하나님의 약속 같습니다. 우리를 사랑하고 회복시키신다는 하나님의 약속, 꽃 웃음 같습니다.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이미 나무마다 조금씩 움트기 시작된 것은 봄의 생명의 기운이 둘러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은..

영원한 본향 향해 꿈꾸며 나아가는 명절

명절이 되면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언제나 그리운 고향 / 고향 땅에 살면서도 그립기만 한 고향 아스팔트 신작로 나기 전 / 소 달구지 타고 학교 가던 길 당인리 발전소 지나 / 용마루 너머 호박 밭을 지나 학교 가던 길 하교 길에 소나기 만나면 원두막에 올라 너른 호박 잎 두드리는 빗소리에 입 다물고 숨죽이던 날 넘치는 개울 건너다 멱 감고 집에 오던 날 / 그 새싹 같은 가슴으로 살던 날 고향에 살면서도 그 고향이 그립습니다. 시인 이주연 목사님의 시입니다. 읽으면서 공감했습니다. ‘고향에 살면서도 그 고향이 그립다’는 대목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우리는 이번 주간에 ‘설’을 맞습니다. 코로나 시절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고향을 찾아가는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그런데 고향에 가면 고향에 대한 그리..

설 명절은 코로나로 멀어진 관계 소통의 기회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고 어느새 2년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많은 희생을 무릅쓰고 코로나19로부터 해방을 기다리며 인내하면서 백신접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왔는데, 또 다른 변이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이 우리의 미래를 어둡게 합니다. 이제는 코로나의 길고 긴 터널을 지나면서 끝나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닙니다. 바로 굳건하게 이기며 살아낼 수 있는 하나님의 지혜를 간구해야 할 때입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우리 삶에 습관처럼 익숙해 진 것들이 있습니다. 항상 마스크를 착용함으로 서로의 표정을 읽을 수 없게 되었고, 손 씻기를 계속하며, 서로의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사랑도 자제해 왔습니다. 거리두기를 지키는 가운데 실제로 서로의 관계거리가 많이도 멀어졌고, 심지어 마스크를 쓰고도 대화를 조심함으로 마음의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