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아침의 단상 190

개혁 정신이 시급히 요청되는 때

오늘은 종교개혁 주일입니다. 1517년 10월 31일. 당시 부패한 교회에 대해 독일의 사제 마르틴 루터가 반기를 든 날입니다. 역사는 사건들을 기록한 역사도 있지만, 사건의 흐름 속에 담긴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의 역사가 있습니다. 전자는 기억하고 파악하는 것으로 족할지 모르지만, 후자는 오늘의 삶 속으로 가져와 소화하고 생수처럼 마시고 힘을 얻어 결단하고 행동하는 밑거름이 되게 합니다. 종교개혁은 단 1회성이 아니라 영구히 교회를 개혁해야 하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이 날이 5백년 이상 이어져 왔고, 지금도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영구히 계속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중세 천주교의 타락과 허물이 종교개혁의 대상이었고, 우리 개신교가 개혁의 주체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박해 속에서도 개신교는 왕성하게..

주와 함께 ‘코로나 함께‘ 극복하기

곧 정부에서 ‘위드 코로나’ 시대를 발표할 것입니다. 영어로 with(위드)는 ‘함께’라는 의미입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면, 감기처럼 우리는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코로나의 좋은 점 혹은 나쁜 점들을 다 가지고 국민이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with(위드) ‘함께’ 간다고 할 때, 좋은 것만 함께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살다보면 좋은 점과 더불어 나쁜 점 또한 함께 가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 ‘질병’과 함께 살아가고, 자녀와 함께 살다 보면 즐거운 점도 있지만 힘든 점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한쪽만 있는 것이 아니라 현상의 양쪽을 다 가지고 인생을 살아갑니다. 인생은 이런 모든 면을 안고 넉넉히 이기며 살아가는 것을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성령이 교통하시는 거룩한 공동체

오늘은 우리 교회 창립 64주년 기념주일입니다. 코로나-19는 여러 가지 많은 과제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습니다. 근본적으로 신앙이 무엇인지, 교회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세 가지인데, 하나님, 교회(성도), 세상(이웃)입니다. 하나님과의 관계를 대표하는 말이 예배이고, 성도와의 관계를 대표하는 말은 교제이고, 이웃과의 관계를 대표하는 말은 봉사와 선교입니다. 그런데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지금은 예배, 친교, 선교라는 신앙의 삼위일체 모두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번에 교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예배드리는 건물보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사람들의 공동체를 뜻하는 것입니다. 그 공동체는 머리 되신 그리스도를 ..

세상을 향해 길을 여는 교회

코로나로 인해 한국 사회는 물론 교회도 힘든 과정을 지내고 있습니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변화에 임펙트를 주었다는 것에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에게는 ‘코로나 이후 교회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하는 숙제가 주어졌습니다. 변화해야 할 고통보다 변화하지 않을 때에 받는 고통이 더 클 때 그때 진짜 변할 수 있습니다. 이제 교회는 수십 년,어쩌면 수백 년 만에 가장 중대한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쉽지 않지만 새로운 소망과 열정을 품고 이 새로운 무한 가능성의 시대 속으로 뛰어들어야 합니다. 교회의 사명은 분명합니다. “이 세상을 향하여 복음을 전하고 생명을 구원하여 훈련하고 다시 세상으로 파송함으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이 일을..

시월에는 날마다 멋진 날이 되소서

어느덧 10월입니다. 시월이 되면 생각나는 노래 중에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라는 복음성가가 있습니다. 이 가사처럼 우리의 10월이 멋진 날들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눈을 뜨기 힘든 가을 보다 높은 / 저 하늘이 기분 좋아 /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 사랑은 가득한 걸 / 주님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 사라질까 기도해 / 매일 주님을 보고 주님의 손을 잡고 / 내 곁에 있는 주님을 확인해 /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 사랑은 가득한 걸 / 주님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 바램은 죄가 될 테니까 / 살아가는 이유 / 꿈을 꾸는 이유 / 모두가 주님이라는 걸 /..

코로나 후 ‘뉴노멀 시대’가 온다

벌써 2년 가까이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코로나 상황이 빨리 끝나지 않아 답답합니다. 오히려 이제 익숙해지기도 하고 무뎌지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뉴스나 확진자 숫자에는 별로 놀라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코로나 19는 언젠가 반드시 종식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코로나가 종식되면 많은 것들이 다시 회복될 것이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겠지만, 코로나 이전으로의 복귀는 어렵다는 예측입니다.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각기 다어게인 양하게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의 삶을 '뉴노멀 시대'라고 합니다. ‘새로운 일상’이라는 말입니다. 이 ‘뉴노멀 시..

감사와 소외자 섬기는 추석

이제 민족의 명절인 추석(한가위)가 시작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추석)만 같아라.’는 말은 그야말로 옛날 말이 된 듯합니다. 요즈음은 매일이 추석과 같이 풍요롭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난하고 배고프 던 시절에는 추석을 손꼽아 기다렸었지요. 그 가장 큰 이유는 풍성한 음식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추석에나 먹을 수 있을 법한 음식을 평소에도 얼마든지 먹으니 추석을 다른 날보다 기다리거나 감사하지 않는 것이 당연해보입니다. 하지만 추석에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평소에도 먹을 수 있어 더욱 감사한 일이 아닐까요? 감사하는 추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있던 이웃들에 대한 나눔과 섬김의 정신도 다시 되살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입니다. 소외가정, 편부모가..

항복과 행복의 차이

미국의 존 G. 밀러(John G. Miller)의 『바보들은 항상 남의 탓만 한다』라는 책이 있습니다. 작가는 이 책에서 진정한 성공을 위한 몇 가지 법칙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필요하면 항복하라”는 것입니다. “힘이 약할 때 자존심이나 명예를 내세우지 말고 항복하면, 오히려 시간적인 여유가 주어져서, 다시 기회를 얻어 도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필요하면’ 혹은 ‘힘이 약할 때’에도 항복하기를 두려워합니다. 그것은 항복이 곧 패배이고 굴욕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항복은 영어로 'surrender'라고 하는데, 그 말은 ‘자신을 점령한 사람에게 몸을 넘겨주다.’라는 뜻입니다. 전쟁에서 항복을 하면, 패배자에게 주는 징계는 비참할 것입니다. 옛날에는 패배자들을 노예로 삼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미국의 한 사회학자가 만 95세 이상 된 고령자 50명을 대상으로 이런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만약 인생을 다시 한 번 살 수 있다면 어떻게 사시겠습니까?” 응답자들에게서 세 가지 공통적인 답이 나왔습니다. 첫째가 ‘더 많은 모험’(risk more), 둘째가 ‘더 많은 성찰’(reflect more), 셋째가 ‘더 많은 감사’(thank more)였습니다. 인생을 다시 한 번 살 수 있다면 좀 더 많은 감사를 하며 살겠다는 말이 무슨 뜻일까요? 역사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책인 유대인 탈무드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범사에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 이 설문의 응답자 미국인들은 더 많은 감사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보람찬 열매를 위한 가을의 삶

최근에 비가 오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가을 냄새가 나기 시작합니다. 가을이 되면 사색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여름은 너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다 탈선하는 기차와 같습니다. 그러나 가을은 쉼이 있는 계절입니다. 가을바람은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바쁜 마음을 내려놓고 선선한 바람 좀 맞으며 잠시 잊고 살았던 푸른 하늘을 한번 쳐다보십시오. 그동안 삶의 격정 때문에 듣지 못했던 내 마음의 소근 대는 소리를 들으며 우리의 내면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목회를 하고 세상을 살면서 열심히 사는 것은 필요에 의해서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열심을 덜하더라도 사색하며 살아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할 것 같습니다. 가을은 열매를 맺기 위하여 붙어 있는 것이 떨어지는 계절입니다. 열매를 맺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