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 26

물에서 건진 자

- 양왕용(부산대 명예교수) 생 후 3개월 만에 갈대상자에 눕혀져 나일강 떠내려 온 아이. 바로의 딸 눈에 띄어 건져진 그 아이 ’모세’라는 이름 ‘내가 그를 물에서 건져내었음이라’라는 뜻의 그 아이 건져냄과 이름 지음 모두 바로의 딸, 공주의 의지라고 생각하여 왔나니. 이제사 그것은 여호와 하나님의 먼 장래를 바라보시고 역사하심이라 깨닫게 되나니. 애굽 사람 쳐 죽여 미디안 광야로 피한 것도 미디안 제사장 이드로를 만나 40년 동안 양떼를 치고 그의 사위가 된 것도 모두 여호와 하나님의 깊은 뜻일지니.

유산遺産

- 한경직(1912~2000) 나는 해방 전에 북경에 가서 청나라의 옛 황궁을 구경한 일이 있었다. 그곳에서 가장 기억나는 것은 청나라 말기에 세력가이던 서태후(西太后)의 침실이었다. 넓고 큰 방안에 침상 하나 있고 그 위엔 베개 하나만 있을 뿐이었다. 그때 중국 안내원이 한 말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서태후가 살았을 때에는 중국의 부귀영화를 다 누리고, 수많은 신하들이 날마다 그에게 굽실 거렸는데, 그가 남긴 것은 오직 베개 하나뿐입니다” 얼마 전에 나는 영락교회에서 잘 봉사하던 최묘선 권사님의 장례식에 참석했었다. 그의 아들은 4형제로 일찍이 미국에 가서 박사학위 받고 와서 각 방면에서 크게 활동하게 하므로 참으로 칭찬 받을 장한 어머니였다. 남편은 작고한지 오래 되어 혼자 사시면서 교회의 구역장..

칼럼 2022.11.29

주님을 기다리는 절기

이번 주부터 모든 교회는 대림절(Advent)이 시작됩니다. 대림절(待臨節)은 성탄절 전까지 4주간 동안 그리스도의 오심을 기대하며 준비합니다. 첫째는 육신으로 탄생하실 주님을 기다리던 이천 년 전의 상황을 기념합니다. 그리고 이를 재현하기 위해 우리의 몸과 마음과 삶을 경건히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둘째는 오늘날 우리에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성령의 역사를 사모하며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마지막으로는 세상 종말에 심판주로 오셔서 세상을 심판하시고 구원을 완성하실 주님의 재림(再臨)을 대망하며 기쁨으로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대림절이 가리키는 ‘기억’과 ‘기다림’은 기독교적 특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단어입니다. 모든 기독교인은 기억과 기다림이라는 양축을 오가며 신앙생활하고 있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

- 윤준경 “이제는 별이 없다고”고 말하지 마세요 상처 난 가슴으로 저녁 강에 서면 물 따라 흐르는 별의 운무 황혼이 쓸어간 가을의 끝 마른 잎새들을 소리 낮춰 밟으면 지친 어깨 위로 날개처럼 돋는 별이 있습니다. 교회당 뜰에 서보지 않고 “이제는 별이 없다”고 하지 마세요. 새벽기도를 마치고 문을 나서면 하늘 가득 나를 기다린 별의 무리들 초롱초롱 내 속까지 비춰줍니다. 세상이 하 어두워 나도 별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길이 없고 캄캄할 때 하늘을 보세요. 하나의 창이 닫힐 때 또 하나의 창을 열어두신 하나님 별이 되어 거기 계십니다.

2022.11.25

하늘의 뜻과 땅의 뜻

산상수훈 묵상 26 - 양왕용 교수(부산대 명예) 하늘의 뜻과 땅의 뜻이 본래 다른 것이 아니었지요. 그런데 왜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 지이다’로 기도해야 하는 것인지요? 아담이 사과 하나 먹고 분별력 잃어버린 눈으로 하와와 함께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 유혹과 죄의 늪 속에 빠져 끝내는 땅의 뜻이 하늘의 뜻과는 다르며 땅에 속한 우리는 온갖 지혜와 욕망 속에서 살아도 된다고 믿고 그대로 살게 된 것이지요? 그래서 영원부터 영원까지 하나뿐인 하나님의 뜻으로 돌아가라는 것이지요. 하나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우리를 사랑하고 또 사랑하시어 돈이나 명예와 능력도 오직 하나님으로부터 나온 것을 깨달아 이웃에게 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그게 바로 이 땅에 이루어지는 하늘의 뜻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지요.

사이렌과 하아프

- 한경직(1902~2000) 우리나라에서 ‘사이렌’하면, 흔히 민방의 훈련을 생각한다. 그래서 경적(警笛)이나 혹은 경종(警鐘)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본래의 뜻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옛 헬라신화를 보면, 어느 섬에 사람을 유혹하는 여신 ‘사이렌’이 있었는데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그 섬 근처를 지나가는 선박의 여객들을 그 섬으로 유혹하여 물건을 뺏고 생명도 해쳤다고 한다. 어느 날 그 섬 근처를 지나는 배에는 당시 유명한 음악가 올리어스가 있었다. 사이렌의 유혹의 노래가 들려오자 음악가가 급히 하아프를 연주했다. 사람들은 멀리서 들리는 사이렌의 노래보다 아름다운 하아프 소리에 도취되어 그 섬의 유혹을 물리치고 무사히 지나갔다고 한다. 누구나 인생의 바다를 지날 때 종종 유혹의 사이렌을 듣게 된..

칼럼 2022.11.22

이 가을엔

- 최은하(1959년 자유문학 등단) 이 가을엔 내 그림자를 훤히 들여다보게 하십시오 버릴 것은 샅샅이 찾아내어 버리게 하시고 아무런 무게 없이 눈부신 날개만 달게 하십시오. 스스로 미망의 덫으로부터 헤어 나오게 하시고 숨 돌려 제시간을 정확히 알아차리게 하십시오. 이 가을엔 가벼이 안경을 벗고 잠들게 하십시오. 깊이 잠들에 하십시오, 바다 한 가운데 그 품속으로 지내온 날들의 지울 수 없는 이야기를 골라 홀로 따습게 가진하게 하십시오. 이 깊은 가을 밤엔

2022.11.21

추수감사절의 의미

오늘은 추수감사절입니다. 1620년 9월 16일 102명의 청교도들이 Mayflower 호에 몸을 싣고 영국으로부터 신앙의 자유 찾아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두 달이 조금 넘는 긴 고난의 항해 끝에 지금의 미국 동해안 플리머스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러나 너무 오랜 항해로 지치고 굶주리다가 결국 절반 이상이 생명을 잃었습니다. 이런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저들은 다음 해 먼저 교회를 짓고 농사의 첫 수확을 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과 달리, 처음 청교도들이 미국에 와서 추수감사예배를 드렸을 때는 첫 수확이 풍성하지 못했다 합니다. 그곳 풍토를 잘 모르고 씨를 뿌렸기에 수확은 그들이 겨울을 지내기에도 충분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믿음으로 하나님이 그들의 절대적인 감사의 대상이었음을 잊지 않았습..